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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Health] 부작용 없이 性조숙증 치료 `한약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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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는 성조숙증은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해 키 성장을 멈추게 한다.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들은 또래보다 2년 이상 사춘기 발달이 빨리 진행돼 어른이 되었을 때 키가 작고 호르몬 관련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성조숙증은 주로 성 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한약추출물인 hEIF(herbal Estrogen Inhibition Formulae)를 동물(쥐)실험을 통해 성조숙증 예방적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박승찬(한의학 박사·대전대 한의대 겸임교수), 이혜림(가천대 한방병원 소아과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네트워크 약리학 분석기법을 적용해 hEIF 화합물이 여성호르몬(FSH) 및 지방분해를 조절하는 다중표적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며 "hEIF는 난소 무게와 여성호르몬 농도를 낮추면서 성 성숙을 지연시키고, 골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오스티오칼신(osteocalcin) 농도를 증가시켰는데, 이는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골형성에 도움을 줘 키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전문학술지인 '증거기반 보완대체의학지(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hEIF 추출물을 200㎎/㎏ 처치한 실험군에서 혈액 내 FSH(사춘기 발달 초기에 활발한 성선자극호르몬) 수치는 대조군의 46.73±0.80ng/㎖와 비교해 5.33 ± 1.10ng/㎖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hEIF 추출물 처리군에서 FSH 수치가 감소한 결과는 한약 제제가 여아에서 성조숙증 예방을 위한 FSH 억제제로서 기능을 한다는 얘기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hEIF는 성조숙증은 예방하면서도 키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청소년은 2007년 1만557명에서 지난해 8만6352명으로 10년 새 8배 이상 늘었다. 성조숙증은 발견이 늦을 경우 치료 효과가 적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박승찬 한의학박사는 "이번 연구로 한의학적 성조숙증 예방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hEIF는 성성숙을 둔화시키면서 뼈 발달을 지속시키는 효과를 보여 임상에서 활용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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