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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Health] 몇달간 쉰목소리 계속되는 金선배, 입안도 부었다면 두경부암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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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 부근에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암 자체가 생소하고 치료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많은 사람이 두려움을 갖지만,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90% 이상의 치료율을 보인다.

두경부암은 흡연과 음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인자로 널리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HPV) 감염으로 인한 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보통 쉰 목소리나 목의 이물감, 입속 상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봐야 한다.

두경부암이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머리부터 가슴 윗부분까지 영역에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두경부암은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이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암 중 1%를 차지했다. 2005년 3676명이던 두경부암 신규 환자는 2014년 4634명으로 늘었다.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며, 40~60대가 70~80%를 차지한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입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진다.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혀 있거나 코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아 관리를 잘해도 이와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두경부암의 가장 주요한 발생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 비해 두경부암 발병 확률이 약 15배나 높다. 이에 더해 최근 주목받는 두경부암 원인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HPV'다. 보통 성관계를 통해 감염돼 자궁경부암, 항문암, 성기사마귀의 원인이 되는데 구강성교 등으로 입속 점막에 감염되면 두경부암 중 구인두암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암협회에서도 두경부암 급속하게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가 구강성교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실제 국내도 흡연 인구 감소에 따라 두경부암 중 구강암과 후두암 발병률이 감소되는 추세지만, HPV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구인두암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술, 담배를 하지 않아도 HPV에 감염된 경우 구인두암 발병 위험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질환, 방사선·자외선 노출, 비타민이나 철 결핍, 두경부의 지속적·물리적 자극 등이 두경부암의 위험인자다.

두경부암 치료로는 종류와 위치, 병기에 따라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단독 혹은 병합치료를 시행한다. 종양이 원발 부위에 국한되거나 경부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에는 수술적 제거술이나 방사선요법이 추천된다. 질병이 진행돼 원발 부위를 침범했거나 경부림프절로 전이가 있으면 기능보존 수술 또는 항암방사선 요법이 추천된다. 두경부암 수술은 영역의 특성상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밀집해 분포하고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고난도 수술이 많고, 환자의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수술 범위 설정 및 재건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최근 두경부암 수술은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먹고 말하는 데 필요한 장기를 최대한 보존해 효과적인 암 치료와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침습적, 기능보존적 수술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고 내시경과 로봇수술 발달로 입안으로 접근해 수술할 수 있는 경구강 수술이 확대되고 있다.

두경부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틀니 등의 구강 내 보철물을 치아와 잇몸에 잘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한 성생활 유지, 관련 백신접종도 좋은 방법이다. 이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잦은 흡연과 음주를 하는 40·50대 이상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에서 두경부암에 관련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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