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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Science] 운동만 해도 장내 미생물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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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쥐를 실험한 결과 식단에 신경쓰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할 경우에도 장내 미생물이 바뀌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의약·운동과학'과 '장내 미생물'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에서 "식단 변화 없이 신체 활동 변화만으로도 장 건강 및 비만 등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 군집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쥐와, 운동을 많이 하는 쥐에서 채집한 배변 내 물질을 장내 세균이 없는 멸균 쥐의 장에 이식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한 쥐의 배변을 이식받은 멸균 쥐의 장내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운동을 한 쥐의 배변을 받은 멸균 쥐는 '낙산(butyrate)'을 생산하는 미생물이 많았다"며 "낙산이 많이 생성되면 건강한 장 세포 성장이 촉진되고 염증이 줄어들며 궤양성 대장염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낙산은 장내 세균이 식이섬유를 소화할 때 나오는 물질로 대장암 발병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실험도 진행했다. 연구진은 마른 사람 18명과 비만인 14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3번씩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6주간 지속했다. 6주 뒤에는 다시 정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 뒤 배변 샘플을 채취해 미생물 군집을 조사했다. 이 기간 마른 사람과 비만인 사람 모두 식단 조절은 하지 않고 평소에 먹던 식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실험 결과 운동을 한 사람들의 장속에서는 낙산의 비율이 점차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운동을 멈추자 이 수치는 곧 떨어졌다. 일주일에 세 번의 강도 높은 운동이 장내 미생물을 유익하게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의 유전체 분석 결과 낙산이 오르내리는 패턴이 낙산을 생성하는 미생물의 변화와 일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마른 사람들의 경우 낙산을 생성하는 미생물의 변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줄었지만 비만인 사람들은 완만한 변화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운동이 식단과 독립적으로 당신의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연구"라며 "이후 비만과 마른 사람의 장내 미생물 변화가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파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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