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월드 톡톡] 일본 은행들, 평일에도 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넷 뱅킹 확산 등으로 수익성 악화되자 검토 착수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은행 점포의 평일 휴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인터넷 뱅킹 등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은행 휴업일을 토·일요일, 공휴일, 연말연시 등으로 정해둔 은행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했다. 은행 개별 점포가 평일이나 특정 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인근에 운영 중인 또 다른 은행 점포가 있을 때' 등 일정 조건은 충족해야 한다.

개정된 제도가 시행되면, 은행은 인접한 지점끼리 휴무일을 조정해 교대로 운영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A지점과 B지점이 휴무일을 격일로 정해두고, 직원들을 해당 요일 영업하는 은행으로 출근시키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금융청이 은행 휴무일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일본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초저금리 기조' 장기화 때문에 대출 이자 수익이 낮아진 데다,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인터넷 뱅킹에 창구 손님을 빼앗긴 것이 주요인이다. 고령화로 인구와 기업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지방 은행은 경영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금융청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지방은행 절반 이상이 전통 은행 업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사정이 그나마 나은 대형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일본 1위 은행인 미쓰비시UFJ 금융그룹은 비용 절감을 위해 2023년까지 은행 점포 500여 개 중 70~100개를 무인 매장으로 전환하고, 직원도 60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최은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