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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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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겨울 불청객 정전기, 뜨거운 물 목욕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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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낮아 피부 건조한 게 주원인

11월~1월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

피부 약한 아토피·당뇨 환자 주의

면옷 입고 주유 전 방지패드 써야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지면서 정전기 스트레스가 시작됐다. 이서영(26·여·서울 마포구)씨는 겨울이면 정전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씨는 “앙고라 니트나 거위털 패딩을 입으면 이어폰을 끼려는 순간 찌릿하게 정전기가 생긴다”며 “따끔할 때도 있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박선욱(37·경기 화성시)씨는 “겨울이면 몸에 전기를 달고 사는 것 같다”며 “물건을 만지거나 차 문을 열 때 정전기가 생길까 봐 긴장된다”고 말했다.

건조한 겨울에 정전기 공포를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옷을 입고 벗을 때 피부 표면에서 마찰이 생기면서 전기가 발생한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전기가 몸에 쌓이지 않고 공기 중 수분으로 사라진다. 반면 겨울엔 습도가 낮아 전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몸에 머무른다. 그러다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만졌을 때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정전기가 발생한다. 조성식 한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머물러 있는 전기량이 많을수록 정전기 강도가 세 불쾌한 자극을 준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월별 피부건조증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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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정전기가 심하면 피부가 건조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정전기가 아토피를 악화시키거나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건 아니다”며 “다만 피부가 건조하면 붉어지고 염증이 잘 생기며 정전기가 잘 생긴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피부건조증 환자는 월평균 1만7700명 정도 발생했다. 11월(2만7618명) 급격히 증가해 1월(3만1036명)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표면인 각질층의 수분이 부족해 발생한다. 건조증이 생기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붉어지며 가렵다. 피지(피부 기름) 분비가 적은 팔·다리에 잘 생긴다. 생후 100일에서 만 1세 사이의 영아와 50세 이상 성인은 피지 분비가 적어 피부가 잘 건조해진다. 아토피 피부염, 건선 같은 피부질환자는 발진·가려움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겨울 등산을 즐기거나 야외에서 일하면 찬바람에 노출돼 건성 습진이 생기기 쉽다. 다리 피부가 갈라지면서 가려운 증상이 생긴다.

분당서울대병원 나 교수는 “당뇨 환자는 가려워 긁다가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는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가 건조하고 정전기가 잘 생기면 생활 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뜨거운 물에서 목욕을 오래 하면 피부가 오히려 수분을 잃는다. 나 교수는 “피부에는 자연 보습 물질이 있는데 물이 너무 뜨거우면 녹아버린다”고 말했다. 이종희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를 덮고 있는 0.01㎜의 얇은 각질이 수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때를 밀면 각질층이 파괴된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때를 밀지 말고 샤워는 15분 이내로 하는 게 좋다. 한번 파괴된 각질층은 1~2주가 지나야 재생된다. 때를 밀었으면 2주 정도는 과하게 목욕하는 걸 삼간다. 비누는 약산성·중성 비누를 쓰고, 항균 기능이 있는 제품은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이종희 교수는 “물기를 닦아낼 땐 수건으로 문지르기보다는 두드리면서 닦고, 보습제를 전신에 발라야 피부가 덜 건조해진다”고 말했다.

한림대병원 조성식 교수는 “건조한 환경에서 살거나 합성섬유 옷을 입을 때 정전기가 잘 생긴다”며 “전류량이 많지 않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진 않지만 불쾌감·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예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면으로 만든 옷을 입고 실내 습도를 50% 선에서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손을 씻으면 몸에 머물러 있던 전기가 빠져나간다. 손을 씻은 다음엔 보습제를 바르는 게 좋다. 머리에 정전기가 생겨 부스스해지는 것을 줄이려면 플라스틱 빗보다는 나무 빗을 쓰고 에센스를 발라준다.

정전기가 잘 생기는 니트 의류 사이에 순면 옷을 끼워두면 정전기가 덜 생긴다. 순면 옷이 정전기 발생을 줄여준다. 정전기가 심한 옷은 입기 전 욕실에 두거나 분무기로 물을 뿌려 입으면 좋다. 옷을 벗기 전 양말을 먼저 벗는 게 좋다. 또 집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몸에 머물러 있던 전기가 바닥으로 빠져나간다.

차에 타기 전에는 열쇠로 차를 먼저 건드려 정전기를 흘려보내는 게 좋다. 문의 손잡이나 노트북 같은 물건을 잡기 전 손톱을 1~2초 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성식 교수는 “주유소는 가연성 물질이 있어 정전기가 발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차 주인이 셀프 주유를 할 경우 반드시 정전기 방지 터치패드에 먼저 손을 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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