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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콧병 씻어 주는 수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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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선 원장의 한약 이야기
콧병 씻어 주는 수세미



<한약명 사과락>



중앙일보

김남선 원장




한의학에서는 수세미나 수세미 덩굴을 축농증 치료에 활용한다. 『동의보감』에 “수세미 덩굴의 밑동을 서너 자 되게 잘라내 태운 재와 함께 술에 타서 복용하면 즉시 낫는다”고 쓰여 있을 정도로 비염·축농증 치료의 성약이다. 수세미는 코 점막이나 부비동 점막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점막의 면역을 충실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수세미는 코 알레르기나 축농증의 한약 처방에 자주 쓰이는데 특히 콧물·코막힘·기침·후비루에 특효를 낸다. 후비루가 있는 코 질환자의 한방 처방에는 필수적으로 수세미가 들어간다. 코가 목을 타고 흐르는 것은 대부분 부비동에 분비물이 고이기 때문이다. 열성·염증성 후비루에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수세미다. 가정에서는 잘 건조된 수세미를 잘게 썰어 적당히 물에 달여 차로 하루에 여러 번 마시면 콧병 예방에 효험이 뛰어나고 코 점막의 면역과 부비동 점막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 증상은 콧물·코막힘·재채기이고, 축농증의 3대 증상은 후비루·두통과 누런 콧물이다. 같은 콧병이지만 증상의 차이가 뚜렷하다. 일전에 병원에 방문한 17세의 고등학생 환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코 알레르기로 시작해 감기를 계속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더니 급기야 누런 콧물, 코막힘, 후비루, 코 가래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와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한다. 하지만 ‘김씨영동탕’에 수세미를 첨가한 처방약을 한 달간 복용한 후 콧물·코막힘·가래·기침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이렇게 오랫동안 괴롭혀온 만성 재발성 코 질환도 극적으로 좋아지는 게 한방 치료다. 수세미는 코·부비동·기관지·인후에 모두 좋은 귀중한 약재다. 집에서는 수세미 즙이나 진액을 물과 1대3의 비율로 희석해 꿀이나 황설탕을 타서 따뜻한 차로 수시로 마시면 코나 인후, 기관지 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코나 부비동에 직접 수세미 액을 발라도 효과가 좋다.

가을에 잘 익은 수세미를 골라 즙을 내고 얼음설탕과 함께 달여 마시면 가래가 진정되고 기침·천식에 좋은 효과를 낸다. 수세미를 구하지 못하면 오이를 강판에 갈아 그 즙을 마신다. 오이 3개를 즙을 내어 몇 번에 나눠 마시면 좋다. 하지만 수세미도 한약이므로 몸이 찬 내증 소음인 체질은 반드시 한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한편 코의 기능은 위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 찬 음식 등은 위장에 부담을 주고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폐에 수독을 쌓이게 해 폐 냉증을 유발하므로 삼가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함으로써 신체 각 기능을 다하도록 해주면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기운을 이길 수 있다. 겨울철 외부로부터의 풍한외사(風寒外邪·찬 공기, 바이러스, 각종 세균을 통칭)를 물리치는 기운을 의미한다 하겠다. 영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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