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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북한 유조선 20척 중 18척 움직임 없어…대북 제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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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실시간 정보에 이달 들어 2척만 운항 흔적 나타나

국제 선박 검사에서도 9~11월 단 한 척도 대상 안 올라

단속 피하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 끄고 운항 가능성도

상반기 운항기록을 남겼던 북한 유조선 20척이 7월 이후 거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이후 대부분의 북한 유조선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24일 전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들 유조선은 올 상반기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중국 다롄 등을 많게는 일주일에 1회, 적게는 한 달에 1회씩 왕복했다. 이들 선박들이 어떤 품목을 실어 나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조선이라는 특성 때문에 원유나 정제유 등 석유제품을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이달 13일과 21일에 중국 해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지성 6’ 호와 ‘청림 2’ 호만이 지난 30일 이내 운항을 한 유조선으로 나타나 있다. 그 외 지난달 1일 일본 북부 해상에서 발견된 ‘천명 1’ 호가 10월에 포착된 유일한 유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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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의주의 석유 저장소를 지키고 있는 북한 병사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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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조선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건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박을 관리ㆍ감시하는 기구인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항만국통제위원회는 지난해 9월과 10월, 11월 각각 5척과 7척, 4척의 북한 유조선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9~11월에는 단 한 척도 검사하지 못했다. 무작위로 검사하기 때문에 우연히 북한 유조선들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을 수 있지만 운항횟수 축소로 검사를 받을 가능성도 작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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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발맞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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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와 정제유에 상한선을 정한 바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료공급에 차질이 생긴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서 휘발유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들을 갖고 있다”며 “평양의 일부 주유소가 문을 닫았고,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긴 줄이 생기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반면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 선박들이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선박들은 국제법에 따라 상시 켜둬야 하는 AIS를 끄고 운항하며 국제적 단속을 피해 왔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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