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극소량 섞은 콩나물국
천일염만 쓴 국처럼 맛있어
나트륨 섭취 24% 감소 효과
최근 ‘살충제 계란’ ‘덜 익은 햄버거’ 같은 유해 식품이 이슈화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과거 ‘화학 조미료’로 논란이 됐던 MSG의 안전성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MSG를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여전히 사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많다. 국내 대표 식품 첨가물인 MSG가 각 가정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인지 주요 성분과 제조 과정 등에 대해 다시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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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의 구성 성분은 단순하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탐산이 88%, 나트륨이 나머지 12%를 차지한다. MSG의 주성분인 글루탐산은 육류·채소류와 인간의 모유 같은 단백질 함유 식품에 들어 있는 천연 성분이다. 물에 거의 녹지 않기 때문에 나트륨을 결합시킨 나트륨염 형태로 만든 뒤 각종 요리에 이용한다.
모유에도 든 글루탐산이 감칠맛 내
글루탐산은 적은 양으로도 감칠맛을 살린다. 소금·설탕과 비교해 맛을 변화·향상시키는 능력도 우수하다. 각종 요리에 MSG를 살짝 추가하기만 해도 맛이 확 달라지는 이유다. MSG를 넣으면 고기를 이용해 맛을 내는 것보다 200배 강한 감칠맛이 난다. 단백질은 분자량이 커서 우리가 맛을 느낄 수 없지만, 아미노산은 분자량이 매우 작아 소량만 존재해도 특유의 맛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MSG를 만들 때 화학적으로 합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미생물의 발효 과정을 이용한 친자연적 제조법을 사용한다. 장류·젓갈 같은 발효 음식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간장을 만들 때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키면 맛 좋은 글루탐산이 단백질로부터 분해돼 빠져나온다. MSG 제조 과정도 이와 같다. 주요 원료인 사탕수수를 압착한 설탕물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글루탐산으로 만든다. 글루탐산을 나트륨 결정으로 만든 뒤 건조하면 순수한 분말 형태의 MSG가 된다. 이렇게 만든 것을 발효조미료라고 한다.
나트륨 사용 줄이는 대안으로 주목
이와 관련해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오상석 교수팀은 최근 MSG의 나트륨 저감 효과에 대한 실험을 했다. 30~40대 주부 약 90명을 대상으로 천일염과 MSG를 넣은 콩나물국과 채소 죽의 맛 기호도를 평가했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 콩나물국·채소 죽의 천일염(나트륨) 농도를 골라낸 뒤, 여기서 천일염의 양을 줄이고 MSG를 첨가하면서 맛 기호도와 나트륨 양을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천일염 0.45%와 MSG 0.07%를 넣은 콩나물국이 천일염만 0.6% 넣은 콩나물국의 맛 기호도와 비슷하게 가장 높았다. MSG를 첨가함으로써 약 24%의 나트륨 섭취를 줄인 셈이다.
이 실험에서 MSG를 더 넣어도 맛의 기호도는 올라가지 않았다. 요리마다 적절한 소량의 MSG를 사용해야 최적의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상석 교수는 “MSG의 감칠맛은 음식의 짠맛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며 “MSG를 살짝 뿌려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음식의 풍미를 더하면서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20~30%씩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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