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 4만4236명 대상
뇌졸중 예방효과 등 비교·분석
뇌출혈 위험 적고 사망률 더 낮아
새로운 항응고제인 ‘NOAC(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가 기존 치료제인 와파린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를 치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NOAC는 체내 혈액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하는 비타민K와 관련 없이 안정적으로 약효를 유지하는 새로운 계열의 항응고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 환자는 혈액이 쉽게 뭉쳐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5배나 높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혈액을 묽게 만들어 피가 뭉치는 것을 억제하는 약인 항응고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NOAC의 뇌졸중 예방적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가 발표됐다. NOAC는 미국·유럽에서 대규모 연구를 거쳐 2013년 국내 도입됐다. 하지만 2015년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확대되기까지 사용량이 적어 한국인 환자에게 안전한지 입증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차명진 교수팀은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 4만4236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4개월 동안 새로운 항응고제 NOAC 세 종류(다비가란트·아픽사반·리바록사반)와 와파린의 뇌졸중 예방 효과, 사망률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NOAC는 와파린과 비교해 동등한 뇌졸중 예방 효과를 보였다. 특히 와파린보다 뇌출혈 위험은 0.6%, 사망률은 1.6% 더 낮았다. 성별·나이·동반질환에 따라 재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최의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NOAC의 약효·안전성을 입증한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뇌졸중 예방 표준치료법으로 활용됐던 와파린은 비타민K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해 약효 유지·관리가 불안정하다. 예컨대 시금치·양상추·브로콜리 등이 들어간 샐러드나 콩·두부 등 비타민K가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와파린의 약효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같은 사람이 동일한 용량의 약을 먹어도 식습관, 몸 상태, 복약 습관 등에 따라 약효는 들쭉날쭉하다.
이런 이유로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를 받은 다음 약 용량을 조정하면서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 약효를 유지·관리하는 것이 까다로워 뇌졸중의 예방적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차명진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위험 인자가 2개 이상인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활용한 예방적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합병증 걱정으로 충분히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뇌졸중 치료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뇌졸중(Stroke)’ 11월호에 실렸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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