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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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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대장암까지 일으키는 장 염증, 통합관리로 치료 효율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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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평가 임상시험 능력

아시아에서 유일한 우수병원

인지·행동·한방치료 아울러

특성화센터 탐방 경희의료원 염증성장질환센터



매일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다. 영양 흡수를 담당하는 소화기관 안쪽 점막에 염증이 끊임없이 생긴다. 염증이 지속하면 장 점막 세포가 변해 대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정확한 감별진단과 염증을 완전히 없애는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경희의료원 염증성장질환센터가 환자 중심의 통합적 염증 관리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관리해 염증이 번지는 것을 억제한다.

중앙일보

염증성 장 질환은 쉽게 재발해 통합적인 염증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은 염증성장질환센터 의료진이 치료법을 논의하는 모습. 프리랜서 조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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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은 내 몸을 지키는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소화기관인 장에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매끈하고 말랑말랑해야 할 장 점막이 염증으로 울퉁불퉁하고 뻣뻣하게 변한다. 염증으로 장 점막이 헐고 다시 낫기를 반복하다가 장이 조직적·구조적으로 변한다. 장이 막히거나 구멍이 뚫리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회복이 불가능해 장을 잘라내야 한다. 염증성장질환센터 김효종(소화기내과) 센터장은 “한 번 발병하면 염증을 평생 다스리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30~40%는 약물 안 들어


염증성 장 질환은 조기 감별진단이 까다로운 질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아프거나 설사로 화장실을 수시로 드나드는 정도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세균성 장염과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문제는 진단·치료 시점이 늦어지면서 관리가 까다로운 난치성 질환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전체 환자의 30~40%는 약물치료를 시작해도 예상과 달리 반응이 없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는 “정확하게 염증성 장 질환을 진단·치료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염증성장질환센터는 염증성 장 질환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진단·치료를 판단하는 의료진의 임상 숙련도가 높다. 똑같은 약물치료라도 어떤 약을, 어느 시점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치료 성적이 달라진다. 특히 경희의료원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과 관련해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염증성 장 질환 관련 임상시험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 중 하나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경희의료원의 임상시험 수행능력을 인정해 우수병원으로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네 곳뿐이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환자 중심의 체계적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소화기내과를 중심으로 대장항문외과·류마티스내과·안과 등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에 맞춰 유기적으로 협진한다.

심리상담으로 복약 순응도 향상


염증성 장 질환은 몸속에 숨은 불발탄이다. 장에서 생긴 염증은 관절·눈·피부 등으로 퍼져 온몸을 서서히 망가뜨린다.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17%는 염증이 관절로 침범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통합적으로 염증을 관리한다. 스트레스·우울·불안 등으로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인지·행동 치료로 안정시킨다. 예컨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갑작스러운 복통·설사로 급하게 화장실을 찾거나 오래 사용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다가 자존감이 낮아진다. 배변 문제로 예민해져 모임을 피하다가 대인관계가 끊기고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끼리 경험을 공유하거나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대응법을 조언해주는 것만으로도 안정을 찾는다”며 “복약 순응도를 높여 치료 자체가 더 잘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염증성 장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 상담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염증을 완전히 제거한 ‘관해기 상태’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의학적 치료도 돋보인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약해진 기(氣)를 보강해 신체 회복 능력을 키워준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인 한약을 처방해 치료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한방 보완치료는 임상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중국 제2 인민병원 여택화 교수 연구팀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 7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주 동안 한쪽은 표준치료만, 다른 한 그룹은 표준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한 다음 염증수치 변화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방치료를 병행한 그룹의 염증치료 유효율이 66%로 표준치료만 받은 그룹(51%)보다 높았다. 한방 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는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추가적인 염증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 분야 명의와 함께하는 '톡투유'
중앙일보와 경희의료원은 오는 24일(금) 오후 3시 경희의료원 정보행정동 지하 1층 제1세미나실에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더불어 살기’를 주제로 대국민 건강토크쇼‘명의와 함께하는 톡투유(Talk To You)’를 진행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쉽게 재발해 통합적 염증 관리가 중요하다. 이날 토크쇼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 치료 분야별 명의 5명이 강사로 참여해 최신 치료법에 대해 강연한다. 염증성 장 질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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