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인생 후반전 건강은 ‘걷기’에서 시작

중앙일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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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30 08:00

최종수정

2017.10.3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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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9)

많이 걸을수록 몸은 스스로 중심 잡아

몸 60조 개의 세포 건강. 걷기에 좌우

해인사 장경판전.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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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가야 해인사에서 향적(香寂) 주지 스님을 뵙고 명함 대신 그분이 해설하신 <선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조계종 출판사)>를 한권 선물 받았는데, 그 안에 이런 선시가 한 구절 있었습니다.

삶이란 구름 한 조각 일어남이요 / 죽음이란 구름 한 조각 사라지는 것

뜬구름 본시 그저 빈 것이니 / 이 몸이 나고 죽음 다를 것 없네

그중에 신령한 그 무엇 하나 / 언제나 길이길이 맑아 있나니

옛사람 그것 일러 향수해(香水海) 같고 / 깊고 깊은 보타산(寶陀山)과 같다 하였네

<함허 득통 스님>

'육신=나' 착각 벗어나 '참나' 존재 봐야

우리는 육신이 ‘나’라는 착각 속에 살며, 육신의 만족을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돈을 벌고, 명예를 구하고, 운동하고, 사랑을 갈구하고…하지만 깨달은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육신의 무상(無常)함을 강조하며 그것을 부리고 있는 ‘참나’의 존재를 보라고 말합니다.

일하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막상 은퇴하면 이곳저곳 몸 아픈 데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생각은 이팔청춘 때처럼 ‘팔팔’해도 노화되어가는 육신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육신은 본래 무상한 것임을 알고 수시로 찾아오는 병(病)을 대한다면 한결 가볍게 대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노화.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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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십 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몸 이곳저곳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몇 주 전부터는 허리 오른쪽이 아프면서 발목까지 통증이 느껴져 윤영진 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원장을 찾아갔습니다. 서울대 공대 대학원까지 나온 공학도이며,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까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윤 원장은 우연히 한의학의 매력에 빠져 아예 한의사로 진로를 변경한 인물입니다.

침이라도 몇 대 맞고 물리치료를 하면 나을 걸로 생각했는데, 윤 원장은 우선 많이 걷기를 권했습니다. 걸으면 우리 몸이 스스로 중심을 잡는다는군요. 그러면서 약침도 맞고, 핵심성분인 교제(膠劑)가 함유된 척추연골한약을 복용하면 척추의 노화를 늦추고 허리 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리 때문에 찾아갔는데 윤 원장의 ‘걷기 예찬’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강과 병의 경계는 이 60조 개에 달하는 세포가 얼마나 건강한 지에 달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걷기왕' 스틸.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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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세포의 건강은 ‘걷기’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무릎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부위의 건강까지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은 ‘걷기’가 건강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합니다.

걷는 것과 세포 분열의 상관관계

세포의 중심 부분은 DNA, 즉 유전자입니다. DNA에는 그 어떤 고성능 컴퓨터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정보가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이 DNA를 담고 있는 것이 염색체입니다. 염색체는 46가닥의 실로 되어있어 연결하면 1.8미터나 됩니다. 이 실에 데이터가 입력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포 전체를 볼 때, 중심은 이 DNA로서 세포 내의 다양한 기관(器官)은 DNA를 지키고 기르기 위해 질서 있는 활동을 합니다. 즉 끊임없이 세포 분열을 하는 것입니다.

원기왕성하게 활동을 한다면 그 세포는 당연히 정상이며, 이러한 세포로 구성된 각 장기, 근육은 당연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세포가 원기를 잃으면 DNA의 정보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세포분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고, 이것이 ‘세포암화(細胞癌化)’ 또는 ‘세포노화(細胞老化)’의 원인이 된다는 게 윤 원장의 주장입니다.

DNA.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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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세포 분열이 건강의 열쇠라는 사실은 앞서 이야기했는데, 걷는 것과 세포 분열이 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포 내의 모든 기능을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걷기’라는 사실을 윤 원장은 거듭 강조합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근육의 노화를 들 수 있습니다. 골절상을 입고 깁스를 한 상태에서 몇 개월만 환부를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그 부위의 근육은 놀랄 만큼 약화되고 맙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점점 퇴화합니다. 그래서 운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운동 중에서도 특히 걷는 것은 근육세포뿐만 아니라 혈관세포, 신경세포에서부터 뇌세포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포를 활발하게 만듭니다.

걷는 것은 몸 전체의 근육을 자극하여 활력을 부여하고, 근육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도 좋게 하여 신경계, 특히 자율신경의 움직임도 정상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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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윤영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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