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복강경 치료 기기
제조업체로서 사회 공헌
외국 센터들과 협업 가능
외국계 의료기기 제조기업이370억원을 투자해 우리나라에 의료 트레이닝센터를 세웠다. 지난 12일 인천 송도에 올림푸스가개관한 ‘K-TEC(Olympus Korea Medical Training & Education Center)’이다. 한마디로복합 의료 시뮬레이션 공간이다. 내시경·복강경 장비뿐 아니라 스마트 수술실 ‘엔도알파 룸’,콘퍼런스에 최적화된 대강당까지 갖췄다. 수련과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다. 올림푸스한국오카다 나오키 대표에게 그 의미와 역할에 대해 들었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는 의료 트레이닝센터 K-TEC의 역할에 대해 ‘의료 발전’과 ‘사회 공헌’을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정한 |
Q : K-TEC의 건립 배경은.
A : “현재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에 대한 트레이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올림푸스는 학회나 의료기관으로부터 의료진이 내시경·복강경 수술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차원에서 건립을 결정했다.”
Q : 누가 어떤 방식으로 교육하나.
A : “우리는 의료 내시경 제조업체고 사용자는 의사다. 따라서 우리가 직접 트레이닝에 참여할 순 없다. 학회가 우리와 MOU(업무협약)를 맺고 의사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소로 K-TEC을 사용하게 된다. 대한외과학회·대한비뇨기과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등과 MOU를 맺었다.”
Q : 규모가 꽤 큰데.
A : “5056.5㎡(153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6630㎡(2006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의료기업 중 역대 최대 규모고, 일본·중국·태국을 비롯한 해외에 있는 올림푸스 의료 트레이닝 센터 중에서는 광저우 다음으로 큰 규모다. 규모가 큰 만큼 보다 의사를 물리적으로 많이 수용할 수 있다.”
Q : 해외 다른 센터와의 차이는.
A : “다른 해외 센터는 내시경 트레이닝 위주로 쓰이지만 K-TEC은 내시경 트레이닝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학회 연수 프로그램 중 우리 제품과 상관없는 자재를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당 기자재와 공간을 갖췄다. 일관되게 학회의 연수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기자재를 마련해 놨다는 점이 해외 센터보다 나은 부분이다. 또한 최첨단 AV 시스템으로 3차원, 4K 화질의 트레이닝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해 대강당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각 나라에 있는 센터끼리 소통도 가능하다. 트레이닝센터라는 그릇을 이용해 의사들이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Q : 해외 센터를 통해 각 국가 간 연수 프로그램을 공유·개선하는 것도 가능할까.
A :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럴 수 있는 환경은 갖춰져 있다. 각 학회에서 우리 센터를 이용해 전 세계 의료를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그런 공간으로 K-TEC을 활용해 주었으면 좋겠다.”
Q : K-TEC에 서비스센터도 들어서던데.
A : “K-TEC 한 층(3층)을 서비스센터로 만들었다. 기존에 경기도 수지에 있던 것을 옮겼다. 내시경은 사람 몸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구부러지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든다. 복강경도 마찬가지다. 우리 제품은 구부러지는 연성 복강경이다. 그러다 보니 피복이 상당히 얇을 수밖에 없다. 압력이 가해지면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여기로 체액이 들어가면 이미지 센서가 고장 나게 된다. 평소 엔지니어들이 병원을 돌면서 점검을 하기는 하지만 큰 고장은 서비스센터로 오게 된다. 검사나 수술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빨리 수리해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수리 과정을 의료진이 직접 와서 견학할 수도 있다. 향후 내시경 취급 방법에 관한 트레이닝도 간호사 등 장비 상태를 확인·점검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K-TEC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Q :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 의료진의 실력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 같다.
A : “의료기기는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의사가 잘못 취급하는 순간 흉기가 될 수 있다. 혈관이나 조직을 안전하게 자르고 지혈하는 것은 난도가 상당히 높다. 의료진들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큰 바람이다. 그래서 학회의 교육에 대해 투자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Q : 센터의 성과가 의학적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A : “물론이다. 의료가 진보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물론 학회가 정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있지만 K-TEC을 통해 의료진의 러닝커브(학습곡선)가 앞당겨진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 센터 이용 효과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 것인지 학회에서도 앞으로 연구해볼 만한 테마다.”
Q : 센터를 잘 활용하면 제조사와 사용자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
A : “의료진이 현재 있는 제품을 사용해 보면서 개선할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 우리는 그걸 반영해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그러면 또 그에 맞는 사용법을 의료진이 익혀 나가면서 새 시술법을 개발하는 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바람직한 진단 방법과 수술 방법은 점점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 의료진들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K-TEC에서 논의해줬으면 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로 연결되길 바란다.”
Q : 사회 공헌의 의미도 있는 듯한데.
A : “올림푸스한국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K-TEC은 큰 투자다. 비용 대비 효과를 생각했다면 이만큼 투자하지 못한다. 암 정복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투자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기기를 충분히 보급해야 하고, 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사가 늘어나야 한다. 물론 트레이닝은 학회가 할 일이지만 올림푸스는 이를 전면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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