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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SK·현대차·대림·네이버' 총수 빠진 정무위 국감…주인 잃은 질문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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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선 SK, 현대차, 대림,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 협력업체를 향한 갑질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총수 대신 전문경영인(CEO)이나 임원이 참석해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선비즈

19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를 열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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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한 증인은 15명으로 박병대 삼성전자 부사장, 장동현 SK 대표이사,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 김형호 현대글로비스 부사장, 김병열 GS칼텍스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출석했다.

이날 증인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제외하면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나 임원이다. 당초 일부 국회의원은 일감 몰아주기와 자금유용 행위 등에 질의하기 위해 총수를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여야 간사 간 합의 과정에서 조정 됐다. 지나친 재벌 옥죄기를 자제하자는 판단에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각각 프랑스, 러시아에 체류한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해진 창업자의 경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세 명이 신청한 증인이어서 국정감사 초반 불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 네이버 '자산 축소' 의혹 제기…현대글로비스, 1000억원대 장부상 거래 의혹

이날 정무위 국회의원들은 네이버, 현대글로비스, 대림산업, SK 등 주요 기업의 불법 행위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했지만 총수 일가를 대신해 참석한 전문경영인이나 임원들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일부 의원은 "총수의 입장에서 답변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상당수 증인들은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데 그쳤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네이버가 이미 2014년 자산규모 5조원을 초과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 됐어야 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자료를 허위제출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란 지위를 악용해 중소벤처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사실상 탈취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수년간 1000억원대의 장부상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형호 현대글로비스부사장은 "지금 폐플라스틱 사업은 규모가 작아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일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 대림산업, 위탁업체에 '갑질' 의혹…SK 최태원, 회사기회 유용 의혹

대림산업은 공사 위탁 관계를 맺은 한수건설에 부당 특약을 강요하고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 의원은 "한수건설 측이 작년 3월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지금까지 조사중이라고 하고, 한수건설은 도산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관련해 사건 조사가 다 마무리 돼서 11월에 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수웅 한수건설 대표이사는 참고인으로 참석해 "현장소장 13명에게 6억원을 현금으로 줬고 시가 4500만원 상당의 외제차도 제공했다"면서 "대림건설에서 한수건설을 부도내면 체불금을 20%만 주면 되고, 부도 안내면 70%를 줘야 한다며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인수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SK는 지난 1월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고, 최태원 회장은 채권단이 가진 지분 29.4%를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인수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실트론이 3~4년 내에 두 배 이상 가격이 오를 거라는 정보는 최태원 회장이 회사 인수 과정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서 "최 회장이 회사 이익 보단 본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 거래를 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최 회장이 회사 기회 유용을 했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장동현 SK 사장은 “해외업체의 지분 인수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었으며, 회사의 사업기회 유용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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