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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서울아산병원 추천 부모님 건강 챙기기⑤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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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유발하는 녹내장·백내장·황반변성

가까운 곳 안 보여 '노안' 착각하기도

주요 증상·손상 부위·치료법 각각 달라

백내장은 시력 많이 떨어질 때 수술 택해

녹내장, 안압 낮추는 약물 치료가 일반적

황반변성, 항산화제 섭취로 예방 가능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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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서울아산병원이 제시하는 '꼭 체크해야 할 부모님 질환'의 다섯 번째는 실명을 부르는 '눈 질환'입니다. 눈은 나이가 들면서 가장 타격받기 쉬운 곳입니다. 감각 기관 중 유일하게 나이를 드러내는 '노안(老眼)'이란 표현도 있지요. 영어로는 'presbyopia'라 하는데 'presby' 역시 노년을 뜻하는 말입니다.

노안은 보통 40대 중반부터 찾아옵니다. 눈의 조절 기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노화 때문이라고 가볍게만 보면 자칫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눈 질환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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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퇴직한 뒤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67·여·서울 종로구)씨는 몇 달 전부터 메뉴판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안이 온 줄 알고 돋보기를 썼습니다. 그래도 글씨가 안 보여 눈을 찡그리고 인상을 썼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딸이 정씨를 데리고 안과에 갔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 노안이 아니라 녹내장이었습니다. 녹내장이 오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하지만 너무 천천히 진행돼 노안으로 착각한 겁니다. 계속 방치했다면 실명할 수 있었습니다. 녹내장을 비롯해 나이 들어 생기는 황반변성·백내장도 실명을 부르는 대표적인 눈 질환입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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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질환만큼 '눈에 잘 띄는' 증상도 없습니다.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은 각각 원인 부위도 다르고 치료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주의해야 할 3대 눈 질환을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명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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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병이다. 인간의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투명한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와 같다. 눈의 초점을 조절해 사물을 선명하게 잡아준다. 렌즈가 뿌옇게 변하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백내장이 오면 물체가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진다.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는 딱딱하고 불투명해진다. 60세 이상 70%, 70세 이상 90%가 백내장 증상을 경험한다. 당뇨병·자외선·스테로이드 약물 등도 수정체에 악영향을 미쳐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중앙일보

나이가 들면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생긴다.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 등도 주의해야 한다.·[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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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이라도 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시력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일 때 수술하는 게 좋다. 부분 마취를 한 뒤 초음파 기구로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 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20~40분 정도로 짧고 한 달 쯤 지나면 시력이 대부분 회복된다. 한 번 넣은 인공 수정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평생 사용한다. 최근에는 가깝거나 먼 물체를 모두 잘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개발돼 쓰이고 있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녹내장'
녹내장은 시신경의 문제다. 시신경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물체를 바라볼 때 보이는 영역의 크기)가 좁아지는 녹내장이 발생한다. 녹내장 초기에는 쳐다보는 곳의 바깥 부분(주변 시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의식하지 못해 뒤늦게 병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든 뒤 ▶계단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문턱·간판에 자주 부딪치고 ▶운전 중 표지판·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녹내장은 안압(눈의 압력)이 높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 치료도 이 안압을 낮추는 약물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눈에서 안압을 유지하는 액체(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돕거나 방수를 덜 만드는 안약으로 안압을 낮춘다. 먹는 약도 있지만 부작용이 커서 잘 쓰지 않는다. 약물 부작용이 심하거나 효과가 적을 때는 레이저나 수술 치료를 택하면 된다. 둘 다 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통로(유출로)를 확보해 안압을 낮춘다.

사물이 뒤틀리고 까매지는 ‘황반변성’
망막은 눈 안쪽에 있는 얇은 신경막이다. 이 곳에서 빛이 전기 신호로 전환돼 뇌로 전달된다.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하는 부위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시세포(視細胞)가 밀집된 곳이다. 황반변성은 이런 황반에 노폐물이 끼거나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자라면서 시력을 갉아먹는 질환이다. 미국 등 서구에선 65세 이상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중앙일보

황반변성이 오면 사물이 정상(1)으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져 보이거나(2) 중심에 검은 반점(3)이 생긴다. [중앙포토]


황반변성이 오면 시력이 떨어지고 보려고 하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노안과 달리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 안 보인다. 또한 쳐다보는 부분이 어둡게 보이거나(중심암점) 사물이 뒤틀려(변시증) 보인다. 예컨대 앞 사람 얼굴을 보려고 하는데 정작 눈·코·입은 까맣게 보이고 그 주변의 몸통·팔·다리만 눈에 들어오는 식이다.

황반변성으로 시력이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망막 검사 등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황반변성은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 특히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막는 주사가 개발돼 황반변성 치료에 쓰이고 있다. 병의 진행 상태나 재발 여부에 따라 4~6주 간격으로 반복해서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황반변성 예방에는 비타민C·E, 비타민A(베타카로틴) 등 항산화제가 도움이 된다. 다만 신장 결석(비타민C), 중풍(비타민E), 폐암 확률이 높은 흡연자(베타카로틴)는 각 성분이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의사와 상의한 뒤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서울아산병원 권고 체크리스트 10>

①심장·혈관(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②뇌졸중(신경과 권순억 교수)

③치매(신경과 이재홍 교수)

④귀(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⑤눈(안과 김명준 교수)

⑥무릎관절(정형외과 이범식 교수)

⑦임플란트(치과 안강민 교수)

⑧잇몸병(치과 김수환 교수)

⑨만성질환(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⑩건강한 노년을 위한 운동(재활의학과 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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