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3시의 인디살롱] 스마일즈 오브 어 섬머나잇, 고수 4인의 당당한 출사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김관명 기자] 강호에는 언제나 수많은 고수들이 모여드는 법. 대한민국 인디신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만난 4인조 밴드 ‘스마일즈 오브 어 섬머나잇(Smiles Of A Summer Night)’의 경우 앨범 데뷔는 ‘고작’ 지난 8월31일이지만, 역시 한 눈에 느껴질 정도로 멤버들의 내공이 대단했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이들의 정체와 데뷔 앨범에 담긴 이들의 무공을 낱낱이 음미해봤다.

스마일즈 오브 어 섬머나잇(이하 멤버들이 부르는 대로 ‘스마일즈’로 통일)은 기타의 고경호(30), 베이스의 김동경(35), 보컬 기타의 박주현(30), 드럼의 김대원(37)으로 구성됐다(이상 위 사진 왼쪽부터). 박주현? 맞다. 2013년 결성된 밴드 ‘위 헤이트 제이에이치(we hate JH. 이하 위헤제)의 그 보컬 박주현이다. 위헤제의 기타리스트 라일준이 군입대하는 바람에 위헤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올해 새로 결성한 팀이 바로 스마일즈다.

고경호는 2006년 경남 창원에서 서울에서 올라와 헐 아이즈 블리드(Her Eyes Bleed), 새틀라이츠(Satellights) 같은 메탈과 하드코어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스마일즈에 합류했다. 김동경은 충북 청주에서 올라와 13스텝스를 비롯한 하드코어 밴드에서 베이시스트와 보컬로 활동했으며, 김대원은 경기 오산 출신으로 레이지본(Lazybone), 99앵거(99Anger), 21스캇(21scott) 등 하드코어와 펑크밴드에서 이름을 날렸다. “모두 지방에서 톱을 찍었던 멤버들”이라는 게 김동경의 은근한 자랑이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갑다. 8월31일 스마일즈의 데뷔앨범 ‘Smiles of a Summer Night’ 잘 들었다. 역시 밴드의 내공이 도드라진다. 처음부터 ‘이거다’ 싶은 곡은 4번트랙 ‘Run High’였고, 들을수록 좋았던 곡은 1번트랙 ‘Cold’와 타이틀곡 ‘Puzzle’이었다.(나머지 2곡은 2번 트랙 ‘Lose the Map’, 5번 트랙 ‘City Lights’)

(스마일즈) “고맙다.”

= 밴드 이름을 왜 '스마일즈 오브 어 섬머나잇'이라고 지었나. 우리말로 번역하면 ‘한여름밤의 미소’인데.

(박주현) “전에 위헤제에서 디자인을 해주셨던 형이 추천해줬다. 그 형이 고전영화를 좋아하는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1955년 작품이 바로 ‘한 여름밤의 미소’, ‘Smiles Of A Summer Night’이었다. 저희끼리는 ‘스마일즈’라고 부른다.

= 미니앨범(EP)이 담긴 CD가 매우 작은 사이즈라서 깜짝 놀랐다.

(박주현) “1990년대 일본 가수들이 내던 CD 포맷인 8cm 싱글이다. 저희 음악 자체가 트렌디한 게 아니라 1990년대 감성을 담기 때문에 서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 CD를 위해 플라스틱 트레이(케이스)까지 일본 옥션에서 구매했다. 요즘 나오지 않는 포맷이다 보니까 ‘귀엽고 예쁘다’는 게 사람들 반응이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스마일즈에 합류하게 됐나. 드러머 김대원씨는 스마일즈 앨범이 나오고 나서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앨범 드러머는 이지원). 또한 박주현의 위헤제 결성 얘기도 듣고 싶다.

(김동경) “원래 (박)주현이와는 술 친구였다. 그러다 (데모용으로 만들어놓았던) ‘Puzzle’을 듣고 ‘뻑이 갔다’. 나도 주현이와 함께 밴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게 올해 3월 얘기다.”

(고경호) “저 역시 술자리에서 ‘기타 해볼 생각없냐?’는 주현이형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해본 장르가 아니어서 고민이 많았다.”

(김대원) “밴드 생활을 하면서 김동경 박주현 고경호 이 순서로 알게 됐고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 (김)동경이가 ’Puzzle’ 뮤직비디오를 위해 드럼을 쳐달라고 부탁했다. ‘Puzzle’, 처음에는 음악이 별로였는데 듣다보니 점점 좋아지더라(웃음). 원래 박주현의 음악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다들 음악을 잘 하는 친구들이다. 팀에는 앨범 녹음이 다 끝난 후인 지난 8월초에 합류했다.”

(박주현) “군대를 전역하고 2013년 대구에서 서울 홍대로 올라와 위헤제를 결성했다. ‘JH’는 처음에는 ‘주현’의 이니셜을 뜻했지만 지금은 그런 의미는 없다. 라일준이 제대하면 위헤제와 스마일즈 활동을 함께 할 생각이다.”

= 멤버들이 모두 부업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인터뷰도 일요일인 오늘 하게 된 것이고.

(김대원) “면세점에서 화장품 물류 일을 하고 있다.”

(고경호) “1998년부터 기타플랜트라는 악기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동경) “광화문에 있는 식당에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OSEN

= 앨범을 같이 들어보자. 1번 트랙 ‘Cold’부터. 앨범 드러머 이지원은 누구인가.

(박주현) “밴드 18그램의 드러머이자, 선우정아의 세션 드러머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앨범 레코딩할 때만 부탁을 했다. 이 곡은 무엇보다 기타가 스트레이트하게 달리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었다. 팝펑크나 하드코어와는 다른 느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김대원) “제가 나중에 연주를 해보니 매우 힘들더라. 박주현, 이 친구가 요구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다. 템포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김동경) “막판에는 베이스로 생색을 내고 싶었다(웃음).”

(박주현) “노래 제목 그대로 감기몸살이 걸려 정신이 없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 ‘Lose the Map’은 이번 앨범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난해했다.

(박주현) “드럼과 베이스가 중심이 된 곡이다. 기타는 이들을 받쳐주는 정도?”

(김동경) “멤버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다(웃음). 공연 때는 어레인지(편곡)가 많이 들어갈 것 같다. 만약 이런 노래가 하나 더 있었으면 이 팀에 안 있었을 것이다(웃음). 사실 편곡이나 빠르기에서 아쉬움이 남는 노래다. 연습 때도 좀 더 느리게 해보자, (BPM을) 95에서 90으로 내려보자 했는데, 주현이가 끝까지 반대하더라. 결국 93으로 타협을 봤다. 그때 소주를 2병 마셨던 것 같다.”

OSEN

= ‘Puzzle’이 타이틀곡이다. 보컬이 세거나 에너제틱하지 않은데도 밴드 사운드에 묻히지 않는 걸 보면 역시 밴드 보컬답다.

#. ‘Puzzle’ 가사 = 침대 위를 뒤척이며 나는 돌아다녔네 이불 밖을 삐져나온 발은 시렵기만 해 쉴새 없이 터져대는 텔레비전 소음은 유일한 나의 친한 친구가 되어주었어 / 네가 떠나고 남은 시간은 고스란히 한없이 여백으로 남아 아무것도 난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있네 / 너와 함께 하기 전엔 뭔가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젠 모든 것이 재미없고 시시해 보이기만 해 더 이상 잠도 오질 않아

(박주현) “고맙다.”

(김동경) “녹음환경이 좋아진 탓이다(웃음).”

(박주현) “노래 제목은 ‘기억의 조각’ 이런 의미다. '헤어지고 나서 너와의 기억들의 조각을 모두 없애버리고 싶은' 심정을 담았다. 스마일즈를 하면서 이상하게 한글제목을 달면 오그라드는 게 있다.”

(고경호) “기타는 공간계 톤 느낌을 내는 것에 포인트를 맞췄다. 기타는 주현이가 쓰는 펜더 재즈마스터(Jazzmaster)를 썼다. 내가 기타가 10대 정도 있는데 주현이가 무조건 펜더를 써야 한다고 우겼다. 사실, 기타를 여러 개 바꿔봤는데 이상하게 서로 톤이 잘 안맞았다. 결국 앨범 전곡을 펜더 재즈마스터로 통일했다.”

(박주현) “펜더를 안쓰니까 느낌이 안나왔다. 재즈마스터는 원래 판매가가 370만원인데 비스탁으로 200만원에 팔길래 12개월 할부로 질렀다.”

(김동경) “베이스는 샌드버그의 중저가 모델을 썼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Run High’는 처음부터 귀에 착 달라붙었다. 야간에 비행기를 조종하는 느낌이다.

(박주현) “이 곡 역시 달리는 노래다.”

(김대원)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내 감정을 다 까발리기 직전에 다시 처음올 돌아가지만, 이 곡만큼은 어느 정도 분출을 했다. 드럼 역시 어느 정도는 내 얘기를 다 했다.”

(박주현) “개인적으로 이 곡은 다른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 그만큼 애착이 간다. 라이브에서 사람들이 신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마지막 곡은 ‘City Lights’다. 친한 친구들과 만나 술마시고 이야기하다 보니 날이 밝는다는 내용이다.

(박주현) “밤이 깊어갈수록 더 밝아지는 그런 느낌을 담으려 했다.”

(김대원)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지루한 느낌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는 곡이다.”

(박주현) “가장 색깔이 다른 트랙이다. 스마일즈가 앞으로더 음악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한가지 스타일로만 점철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 밴드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다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동경) “다른 4곡과 온도차가 있다. 따뜻한 곡이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박주현) “10월13일 연남동 채널1969에서 스마일즈 결성 이후 첫 공연이 있다. 코가손(Cogason)이라는 밴드가 초대해줬다.”

(김동경) “일본에 친한 밴드가 있어 일본 투어를 얘기 중에 있다. 나이도 찰 만큼 찼고, 음악도 할 만큼 했으니 앞으로 재미있게 하고 싶다. ‘삼시세끼’ 이런 예능 방송에서 우리 음악이 BGM으로 쓰이면 좋겠다. 내년 종편 예능 BGM이 목표다(웃음).”

/ kimkwmy@naver.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