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증강현실 활용 통합진료
고난도 중증 질환 치료 맞춤형
산학연 협력 플랫폼 R&D센터
고대의료원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의료계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사물인터넷 기술이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의료는 진단과 치료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제는 개인 맞춤형 의료, 예측 의료로 축이 옮겨졌다. 고대의료원은 이런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의료기관이다. 환자별 맞춤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래형 병원을 실현하고자 의료원의 임상·연구 역량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다.
고대의료원은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를 건립해 정밀의학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구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의료진이 미래의료를 논의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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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는 진료와 연구, 산업이 모두 공존하는 공간이다. 정밀의학에 기반을 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옥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해 의료원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이다. 고대의료원 박종훈 의무기획처장은 “정밀의료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어우러진 미래형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를 건립한다”며 “임상 역량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약 35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고대안암병원을 포함한 주변 부지에 총 면적 약 13만㎡(약 4만 평) 규모로 건립된다. 덩치만 키우는 건 아니다. 규모보다는 내실에 중점을 뒀다. 병상 수도 150 병상 정도만 늘어난다. 대신 6인실을 없애고 4인실을 기준 병실로 개선한다. 여유로운 병실 공간을 확보하고 환자·보호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한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가 완공되면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진료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미래의학은 환자 상태에 최적화한 치료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정밀의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환경적 요인이나 질병 경력, 생활습관 등 개인정보를 취합해 분석한 후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의료서비스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조감도. |
2022년 고대안암병원 일대에 건립
고대의료원은 정밀의료 기술을 현재 국민 건강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암과 심혈관·뇌신경 질환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타깃은 고난도 중증 환자다. 이미 암 분야는 정밀의료의 닻을 올렸다. 최근 고대의료원이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단에 선정돼 암 진단·치료법 개발을 시작했다. 심혈관 질환 분야는 부정맥과 고난도의 구조적 심장 질환 시술에 역량을 모은다. 뇌신경 질환의 경우 신경계 희귀 난치성 질환과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 정밀의료를 접목한다. 3대 중증 질환별 특성화센터를 통해 집중 치료·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중증 질환은 빅데이터와 AI, IoT 기술과 결합했을 때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고대의료원이 산업계와 손잡고 개발 중인 ‘AI(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이 AI는 감염병 정보, 항생제 관련 논문·가이드라인, 약품 정보, 고대의료원의 치료 사례를 학습한 뒤 환자 증상에 가장 적합한 항생제를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환자에게 잘 듣는 항생제를 쓰면 오·남용을 줄이고 내성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손장욱 기획실장은 “AI 개발뿐 아니라 IoT에 가상현실 기술을 더한 통합진료안내 시스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의학 콘텐트 등을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 사업화 수익, 연구에 재투자
신성장동력인 연구 분야에서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에 들어설 융복합R&D센터는 최대 기대주다. 이곳은 빅데이터센터를 주축으로 병원·산업·학계·연구 분야가 어우러질 수 있는 융·복합 의료의 장으로 활용된다. 그러면 흩어져 있는 의료원의 연구 역량과 활용 가치가 큰 클린 데이터가 한데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고대 내부 네트워크와 안암병원 주변의 대학·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개방형 R&D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런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연구의 사업화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연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선진국의 유수 병원은 진료 분야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최고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MD앤더슨이나 매사추세츠병원, 클리블랜드클리닉 등은 일찍이 연구 중심의 병원으로 시스템을 개편해 많은 연구 수익을 내고 있다. 고대 김효명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융복합R&D센터는 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병원과 산학연이 협력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약·의료기기·진단·수술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김효명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효명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
“건강한 노후 돕는 웰에이징 병원 시스템 구축할 것”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는 ‘의료계의 4차 산업혁명 실현’을 모토로 삼고 있다. 미래 의료의 포문을 열려면 진료와 연구 분야에서 획기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고대 김효명(사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게 향후 비전과 실행 계획을 들었다.
-센터 기공식(26일)을 앞두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서울 안암과 구로, 경기도 안산에 산하 병원이 흩어져 있다. 세계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려면 따로 떨어져 있는 입지적 불리함을 극복해야 한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는 연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의료기관의 표본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연구 분야는 국내 최고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진료 규모는 최소 두 배 이상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
-연구 역량은 어떻게 극대화할 건가.
“융복합R&D센터는 빅데이터를 모아 왓슨 같은 AI 의사를 만드는 것처럼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쿠킹 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센터를 의료원에만 국한할 경우 역량이 편협해질 수 있다. 관련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의료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발굴하고 해당 기술을 통한 스타트업 지원 등 개방형 HT R&D 생태계를 구상 중이다.”
-진료 분야에서 특화할 질환은 뭔가.
“노인 인구가 많아질수록 암과 심혈관·뇌신경 질환의 위협은 점점 커진다. 3대 중증 질환별로 센터를 만들어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밀의료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 솔루션과 예방책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고대의료원이 노인 인구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면 된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웰에이징 병원’을 구상하고 있다.”
-완공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있을 텐데.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건립과 운영은 의료원 산하 병원 세 곳의 역량을 모으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건물 건립은 1차 공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센터가 완공될 때까지 내부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소통·설득할 생각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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