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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기아차 25일부터 모든 공장에서 잔업과 특근 사실상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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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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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오는 25일부터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하겠다고 21일 밝혔다.

근로자 건강, 장시간 근로 해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인한 생산량 조정 등을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지난달 31일 선고된 통상임금 선고가 잔업·특근 중단의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1심 선고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손실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당이 지급되는 잔업과 특근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이럴 경우 3만명 가량인 기아차 노동자들은 개인당 연간 1백만원가량 임금이 줄어들고, 사측은 300억원 정도의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선고로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으로써 통상임금과 연동되는 잔업과 특근 수당도 인상될 가능성이 확실해졌다.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미래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잔업과 특근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인기차종의 경우 인도 기간이 늘어나 차량을 주문한 소비자 불편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폐지되는 잔업시간은 교대 1조 10분, 2조 20분 등 모두 30분이다. 근무시간은 광주공장 기준으로 기존 1조 오전 7시~오후 3시50분, 2조 오후 3시50분~밤 0시 50분에서 1조 오전 7시~오후 3시40분, 2조 오후 3시50분~밤 0시30분으로 바뀐다.

소하리·화성공장은 기존 1조 오전 6시50분∼오후 3시40분, 2조 오후 3시40분에서 밤 0시40분에서 1조 오전 6시50분~오후 3시30분, 2조 오후3시40분~밤 0시20분으로 변경된다.

기아차는 “추가적인 근로시간 및 심야근로 축소를 통한 근로자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2013년부터 ‘10+10시간 주야 2교대’에서 심야 근로를 줄여 ‘8+9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한 이후, 2017년부터 30분 잔업을 포함한 ‘8+8시간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25일부터 잔업이 없어지고 특근도 줄게 되면 심야 근로 축소 등으로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판매 부진도 이번 조치의 주요한 배경이 됐다. 해외시장에서의 업체간 경쟁 심화 등에 따른 판매 하락, 재고 증가로 인해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시장 판매 감소는 수익성 악화에 결정타를 날렸다. 올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 배치 여파로 지난 7월까지 기아차 중국 누적판매는 17만 2674대로, 전년에 비해 52% 감소했다. 미국시장도 차량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수익성 하락 등으로 고전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은 786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4% 하락했고, 하반기에는 통상임금 1심 판결로 1조원의 손실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통상임금 선고가 났더라도 판매만 잘 되면 어떻게 하든 공장을 더 돌리는 게 상식”이라면서 “팔리지 않는 차를 특근까지 하며 만들 필요가 없는데다 정부도 근로시간 단축과 장시간 근로 해소를 권고하고 있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특근, 잔업이 불가피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필수근무나 일부 특근 과다 공정 근무는 신규인원 채용과 교대제 개편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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