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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北9·9절에 북악산 오른 文…"국민안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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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사상 최장 추석 연휴가 예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려던 10월 초 주요 행사 일정이 줄줄이 앞당겨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0일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행사가 이달 27일 치러질 예정"이라며 "10월 4일이 추석 연휴 기간이라 불가피하게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10·4 남북정상선언은 2007년 10월 4일 평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제2차 남북정상선언을 말한다. 당시 2박3일간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치·군사·경제협력, 사회문화 교류 등 남북한 문제의 중장기적 과제를 8개항과 별항 2항에 담아냈다. 특히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 '한반도 종전 선언을 위한 관련국 정상회담' 등은 한반도 평화체제 제도화라는 측면에서 성과로 평가됐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돌발 변수로 임기 중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관련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를 예정이었다. 아울러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를 낼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이 같은 구상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달 28일에는 제69주년 국군의날 행사가 열린다. 국군의날은 10월 1일이지만 다음날인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9월 30일부터 사실상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앞당겨 행사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달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문 대통령이 현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과 관련된 메시지를 내게 된 만큼 행사 성격별로 대북 메시지에 온도차를 둘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는 28일 국군의날 행사 땐 북한의 핵 개발 규탄과 강력한 응징에 방점을 찍는 대신, 27일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행사 땐 어떤 식으로든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 협력의 정신을 되살리자고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내년 초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행사 기획을 맡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현재 평창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통령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경우 임명과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계획이다. 유엔 총회 일정과 추석 연휴 등으로 자칫하면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만남이 다음달 중순 이후로 밀릴 수 있어 청와대 비서실에서 관련 일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 수립일인 지난 9일(9·9절) 청와대 뒤편 북악산을 등산했다. 문 대통령은 반바지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반려견인 마루, 토리와 함께 산행을 하며 등산객들의 사진 촬영에도 편하게 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예상됐던 9·9절을 택해 등산을 한 것은 현 안보 상황 관련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북한에는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국민에겐 정부를 믿고 일상에 임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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