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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퇴진 외치는 MBC 직원에 메롱 한 사장의 ‘낙하산’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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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터뷰] 최헌영 전국언론노조 춘천MBC지부장

5개월 전부터 ‘노조원 배제’ 논란

송재우 춘천MBC 사장 퇴진 운동

박원순·이외수 출연 두고 제작 침해



한겨레

최헌영 전국언론노조 춘천<문화방송>(MBC)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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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퇴진”시위하는 직원들에게 혀를 내밀어 `메롱'하기, 집회 중인 노조원을 지나친 뒤 두 주먹을 쥐며 “파이팅” 외치기, 노조의 대화 요청을 피하기 위해 달리기 하기…. 최헌영 전국언론노조 춘천<문화방송>(MBC)지부장이 소개한 송재우 춘천문화방송 사장의 ‘노조 조롱 퍼레이드’다. 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난 최 지부장은 송 사장의 노조탄압 논란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지역 문화방송의 몰락을 상징한다고 했다.

송 사장은 김재철 사장이 부임한 2010년 이후 시사제작국장·춘천문화방송 사장 등 ‘영전’을 거듭한 인물이다. 송 사장은 지난해 3월 사장으로 부임한 뒤 노조원들에게 노골적으로 징계·부당전보 등 불이익을 줬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는 춘천지부가 지난 4월21일부터 송 사장 퇴진운동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춘천지부는 전국 지역 문화방송 노조 중 사장 퇴진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최 지부장은 송 사장 체제의 논란을 가장 가까이서 겪은 당사자다. 회사는 지난 4월 노조 쪽 임금 교섭을 대표하고 있던 그에게 ‘직무태만’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는 “노조 교섭위원을 징계하는 것을 두고 회사를 대리하는 노무사조차 상식적 일이 아니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했다.

한겨레

지난 4월26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중이던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MBC) 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조롱하던 송재우 춘천 MBC 사장.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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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사장 부임 이후 노조원은 회사에서 배제의 대상이었다. 최 지부장은 “파업에 참여한 앵커에게 뉴스를 하지 못하도록 인사조치했다”면서 “반면 처벌을 받아야할 만큼 문제를 일으킨 간부는 비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강원고용노동지청은 지난 7월 말부터 춘천문화방송 수시근로감독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제작자율성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춘천문화방송이 박원순 서울시장·이외수 소설가가 출연한 좌담 프로그램<이외수의 춘천행>을 방영하는 과정에서다. 최 지부장은 “이유 없이 해당 프로그램 방영이 3차례 연기됐다가 방송됐다. 이후 방영을 결정한 주무 국장이 ‘찍혔’고, 보직 해임됐다”고 증언했다.

최 지부장은 춘천문화방송의 사례가 김재철 사장이 부임한 2010년 이후 전국 계열사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이전에는 지역 문화방송도 본사와 공존하는 문화가 있었다. 춘천문화방송의 <신나군> 등 프로그램이 인정을 받아 전국에 유통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사장 부임 이후 본사는 지역 계열사를 고립하고 무너뜨리는 전략을 썼다”면서 “서울에서 내려온 ‘낙하산’사장들은 ‘이렇게 제작비 아꼈다’, ‘이렇게 수당을 주지 않았다’는 비용절감만 경쟁했다. 춘천문화방송만 해도 70여명이던 직원이 4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방송의 노조탄압·제작자율성 침해 논란도 이 같은 맥락에서 불거졌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문화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이번 파업에는 ‘김장겸 사장 퇴진’ 만큼이나 ‘낙하산 사장 철폐’ 목소리도 높다. “송 사장처럼 지역 현안도 알지 못하는 ‘본사 아바타 사장’ 부임을 막아야 한다”는 게 최 지부장의 생각이다. 총파업에 동참하며 “서울·지역 구분없이 전 문화방송 구성원이 똘똘 뭉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는 그는 파업 이후에도 문화방송이 지역 계열사와 상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퇴진 외치는 MBC직원에 메롱한 사장의 ‘낙하산’은요…’ 관련 반론보도문]

9월10일치 인터넷 한겨레 <퇴진 외치는 직원에 메롱한 사장의 ‘낙하산’은요…> 기사에서 춘천 MBC 송재우 사장이 파업에 참여한 앵커에 대해 인사조치를 했고 문제적 간부를 비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승진시켰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연한 프로그램 방영을 3차례 연기하면서 이를 방영하도록 결정한 주무 국장의 보직을 해임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송재우 사장은 노조원 앵커 교체는 앵커의 의사 및 보직자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며, 간부 승진은 인사위원회의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또한 송 사장은 박원순 시장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내용의 형평성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으며,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을 결정한 주무 국장은 소속 직원의 문제에 책임을 지기로 해 교체했다는 입장을 전해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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