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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클래식 STAR] 노상래의 불길했던 예감, 귀신 같이 부활한 박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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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수원월드컵경기장] 서재원 기자= 경기 전 만난 전남 드래곤즈의 노상래 감독은 박기동을 경계했다. 친정팀만 만나면 유독 힘을 낸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날 박기동은 귀신 같이 부활했고, 수원 삼성 소속 첫 골까지 뽑아냈다.

수원은 1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8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3-0으로 승리했다.

수원의 선발 라인업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신인 윤용호가 깜짝 선발 출전과 더불어 투톱에서 산토스와 박기동이 호흡을 맞춘 것. 특히 박기동의 경우 수원 소속으로 아직까지 첫 골을 터트리지 못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자신 있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대표팀에서 복귀한 (염)기훈이에게 물으니 한 타임 쉬어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한 박기동을 선발로 내세웠다. 최근 거제도 전지훈련에서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남의 노상래 감독은 오히려 박기동의 선발 출전을 경계했다. 그는 "(박)기동이가 전남만 만나면 활약한다. 지난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옛 제자인 기동이가 활약하면 좋은 일이지만, 다른 팀을 상대로 잘 해줬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노상래 감독의 이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선발 출전한 박기동은 초반부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고, 전남의 수비를 흔들었다.

수원의 선제골도 그로부터 시작됐다. 다미르가 후방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박기동이 정확히 머리로 떨어트렸고, 김민우에 이어 산토스의 골로 연결됐다. 박기동의 연계플레이가 빛난 장면이었다.

계속해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박기동이 결국 골까지 터트렸다. 전반 34분 김민우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을 시도한 공이 골대 상단 맞고 튕겨 나왔고, 이를 박기동이 몸으로 밀어 넣었다. 다소 행운이 곁들여진 골이었지만 그의 정확한 위치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골은 박기동의 수원 소속 첫 번째 골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는 경기 후 통한의 눈물을 보였다. 골을 못 넣는 자신에 대한 자책이자,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그 마음고생은 8월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이날 16경기 만에 첫 골을 터트리며 그 설움을 날렸다. 이후 박기동은 후반 12분 염기훈과 교체 됐다. 스트라이커로 군더더기 없는 활약을 펼친 그는 팬들의 연호 속에 벤치에 앉았다.

친정팀을 상대로 완벽히 부활한 박기동. 이날은 분명 그에게 수원 소속으로는 최고의 날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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