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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단독] 북, 패트리엇 방어망 뚫는 확산탄 개발 … 화학탄 장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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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격 고도보다 높은 25㎞ 상공서

작은 자탄들 쏟아내는 방식

한국군 활주로·레이더 파괴 가능

김정은 전략군사령부 시찰 때

신형 확산탄 보이는 사진 공개

중앙일보

지난 14일 김정은 위원장(왼쪽)이 전략군을 시찰하면서 둘러본 신형 확산탄 탄두부(네모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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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기 위해 요격미사일의 최대 요격 고도보다 높은 상공에서 자탄을 쏟아 내는 방식(ERS·Early Release Submunitions)의 확산탄을 개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또 확산탄의 자탄에 화학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정보 소식통은 “북한은 한·미가 주력으로 배치한 패트리엇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확산탄 개발을 완료했다”며 “북한의 확산탄 미사일은 패트리엇의 최대 요격 고도(PAC-3 기준 20㎞)보다 더 높은 25㎞ 상공에서 자탄을 터뜨리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패트리엇으로 요격하기 힘들다”며 “한·미의 패트리엇 배치가 장기의 장군이라면 북한은 확산탄 개발로 멍군을 부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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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보 당국에 따르면 확산탄은 북한의 주력 탄도미사일인 노동(사거리 300~1300㎞)과 스커드 계열(50~1000㎞)에 탑재가 가능하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신형 확산탄이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김정은이 전략군 지휘부 인사들을 향해 웃고 있는데 그의 오른쪽에 스커드미사일 탄두부가 전시됐다. 이 탄두부는 외피가 벗겨진 상태였다.

미사일 전문가인 탈 인바르 이스라엘 피셔항공우주전략연구소 우주연구센터장은 트위터를 통해 “확산탄 형식의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탄두부”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2형을 발사한 뒤 조선중앙TV가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선 김정은이 ‘산포’라고 적힌 탄두부를 살펴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산포는 북한에서 확산탄을 가리키는 용어로 알려졌다. 2014년 6월 29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스커드미사일 2발을 쏜 뒤 다음 날 노동신문은 “산포 방식으로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고폭탄이 들어간 자탄으로 한국과 주한미군의 공군 기지 활주로에 구멍을 뚫어 사용 불능으로 만들려 한다”며 “레이더 기지나 통신 중계소의 안테나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확산탄의 자탄은 원형이 아닌 긴 막대 형태다. 북한은 확산탄의 자탄을 넓게 흩어지도록 하지 않고 좁은 면적의 특정 목표물에 모이도록 개발했다는 게 한·미의 분석 결과다.

한·미는 또 북한이 확산탄용 화학탄 자탄도 개발한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찾고 있다.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은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군 내부에선 북한의 스커드-B/C 미사일의 30~40%가 화학탄을 장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는 북한의 확산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북한의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중점 진행한다. 또 미군의 첨단 탐지·제독장비를 동원해 북한의 화학전에 대비하는 훈련을 포함시켰다. 아울러 주한미군은 기존 패트리엇 PAC-3보다 최대 요격 고도가 더 높은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최대 요격 고도 40㎞)를 도입했다.

한편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한국 측 인사들과의 접촉금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 등에서 북한 인사들과 접촉해 왔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돼 평양에 가지는 못했지만 중국 등에서 꾸준히 접촉해 왔다”며 “하지만 8월 초 북한 파트너가 ‘당의 결정’이라며 ‘별도의 연락을 할 때까지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UFG 연습 시작과 관련 "지금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 정세는 전쟁 미치광이들의 북침 전쟁소동으로 예측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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