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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실적 #최저임금 #지주사' 악재는 같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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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BGF리테일 업계 톱2 경쟁에 기존점 성장률 0%, 지주사 이슈에도 주가는 '뚝'…최저임금 지원책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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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GF리테일이 지난 7일 발표한 2017년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조4130억원에 영업이익 741억원. 영업이익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5% 성장했다. 기대를 충족하는 성적표에도 시장은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다. 선방한 상반기 실적보다 어두운 하반기 전망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과다경쟁으로 편의점 시장 둔화가 우려가 나오면서 업계 1위 BGF리테일의 하반기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상반기 2000개 넘는 편의점이 새로 생기며 기존 점포들의 매출성장률이 떨어지면서다.

공격적인 출점 경쟁을 벌이던 편의점 업계가 1~2년간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편의점 매출 의존도가 높은 BGF리테일 성장 역시 멈출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점포수 기준 편의점 업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CU, GS25, 세븐일레븐의 매장 수는 3만2518개다.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이 CU 점포 1만1799개를 냈고, GS리테일은 GS25 매장 1만1776개로 BGF리테일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그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를 노린 편의점업계의 점포 경쟁은 올해 들어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까지 연간 1000개 안팎에서 점포를 순증 해오던 BGF리테일은 올 상반기에만 942개를 늘렸다. 업계 1위 자리를 노리는 GS리테일이 1048개를 늘리며 가맹점포 출점 경쟁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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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기존 편의점의 성장률이 0%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올 초 담배경고 사진·문구 도입 이후 담배매출이 떨어진 데다 공격적인 점포 출점으로 기존 점포들의 매출성장이 멈춘 것이다.

위탁가맹 비중이 적고 판매관리비와 각종 비용을 긴축 운영한 덕에 증권업계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충족하는 2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당장 3분기부터 출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2018년 새로 문을 여는 편의점이 올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편의점 출점 속도 둔화는 BGF리테일의 실적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 올해 상반기 기준 BGF리테일은 매출의 98.3%, 영업이익의 93.9%를 편의점에서 거둬들였다. 사실상 '편의점 실적=전체 실적'이라는 얘기다.

편의점 실적 둔화전망에 따라 증권업계는 BGF리테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8월초 888억원에서 842억원으로 5.2% 하향 조정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620억원에서 11.8% 감소한 547억원으로 내렸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외 특별한 사업이 없는 BGF리테일은 업태 성장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업체로 프리미엄을 누렸다"며 "편의점의 수익성 악화로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점포 증가는 편의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며 출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양적 성장을 했다면 제품판매 외 서비스 확대 등 질적 강화를 통해 성장할 시기"라고 반박했다.

#2. BGF리테일 최대주주 홍석조 회장의 형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동생 홍라영 전 리움박물관 수석부관장은 지난 6월22일 장 종료 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BGF리테일 252만주를 팔았다. 회사 측은 곧바로 "홍석조 회장의 지분매각 가능성은 없고 남은 특수관계인 지분에 2~5년간 보호예수를 신청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대주주 보유지분 오버행(대량대기매물) 이슈가 부각되면 이튿날 개장과 함께 9%대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 6월 초 BGF리테일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지주회사 BGF를 유지하고 편의점 사업회사 BGF리테일을 분할 설립하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선 바람에 동참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통상 지주사 전환은 주가의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지주회사 전환 공시 이후 주가가 꾸준한 햐향세를 보이고 있다. 공시 직전 주당 13만8000원에 장을 마감한 주가는 7월 들어 1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북한과 미국의 무력 충돌 긴장감에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은 지난 11일에는 8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주사 전환 공식화 이후 37.6% 하락, 2조5000억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증권업계는 주가부진 원인을 지주사 전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서 찾는다. BGF리테일은 회사 분할을 결정하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을 65대 35로 책정했다.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의 가치를 지주회사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희석됐다고 증권업계는 지적했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 배경 중 하나로 홍석조 회장 1인 경영체제 확립을 꼽으면서 홍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불거졌다. 현재 홍석조 회장의 BGF리테일 지분은 31.8%, 나머지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18%가량이다. 홍석현 회장 등이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정리한 것처럼 대규모 주식 매각 이슈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순자산비율을 기준으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분할비율을 결정했다"며 "편의점 사업상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자산규모가 큰 골프장 사업 등이 지주회사에 속하면서 지주사 비율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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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달 2018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6470원보다 16.4% 인상된 것으로 두자릿수 인상은 11년 만. 파격적인 인상에 투자자들의 눈길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파트타임 고용 비중이 높은 편의점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 GS리테일은 최저임금 결정 이후 열흘 만에 5년간 9000억원 규모의 가맹점주 지원 대책을 내놨다.

파격적인 최저임금인상과 경쟁사의 선제적 지원 대책에 BGF리테일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책은 비용과 직결, 이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맹점주의 수익 부진은 결국 회사의 성장을 막는 데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선 GS리테일 수준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16.4% 인상 시 가맹점주 수익은 10%수준에서 감소하는 것을 추정된다"며 "신규점 출점 수요와 외형 성장세, 수익성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주협의회와 실효성있는 지원책을 논의 중"이라며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가맹점주에 대한 투자의 관점에서 고심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은 가맹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연내 지원 시기와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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