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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조규옥 전방 회장 "IMF도, 6·25도 이겨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견디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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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국경영자총협회의 '1호 가입 기업'이자 섬유 업체인 전방(옛 전남방직)을 이끌고 있는 조규옥(사진) 회장은 27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MF도, 6·25도 이겨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도저히 견뎌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달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회사를 도저히 운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방은 1935년 세워진 국내 최장수 기업 중 한 곳으로 창업주인 고(故) 김용주 전 회장은 경영자총협회(경총) 창립을 주도했다. 경총과 전방의 인연은 깊다. 1969년 면방업계의 총파업으로 노사 문제가 불거졌을 때 김 전 회장은 사용자 단체인 경총 창립을 주도했다. 초대 경총 회장에 올라 12년간 활동했다. 김 전 회장의 아들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다. 김 의원의 형인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도 경총 3대 회장으로 5년간 활동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영세기업을 위해 임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매출 2008억원인 전방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방은 2014년부터 3년동안 343억원의 누적적자를 냈다. 조 회장은 “전방은 최저임금을 이겨낼 구조가 되지 못한다”며 “공장 6곳 중 3곳을 폐쇄하고 근로자 600여 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섬유업체들이 해외로 이전할 때 정부를 믿고 국내 투자를 단행하면서 자리를 지켰지만, 경총 부회장과 대한방직협회 회장으로 활동했을 당시 사업보국을 주장한 내가 공장을 해외로 옮기느니 차라리 공장 문을 닫겠다”고 했다.

전방은 전체 근로자 1200명 중 37%, 600여명은 최저임금을 받는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연간 25억원이 추가로 든다. 그는 “노조는 오히려 임금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임원은 연 10% 감봉을 결정했다”며 “최저임금은 강제 규정이라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생산직 대부분이 재취업이 어려운 주부라 직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는 경총에 대한 비판도 했다. 조 회장은 “경총은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인데, 최저임금 16.4% 인상안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며 “이런식이면 다시는 경총에 안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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