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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불펜 불안' SK, 집단 마무리 카드 거둘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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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수-김주한-박정배 등 도드라지는 '클로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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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박희수.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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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SK 와이번스의 후반기 침체가 심상치 않다. 선발진 난조에 이어 고질적인 불펜 불안 문제까지 계속되면서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

SK는 2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10-10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끝내기 실책을 범해 10-11로 패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SK는 사실상 다 잡은 경기를 내줬다. 한때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최정과 로맥의 홈런포로 뒤집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10-8로 앞서던 9회말 2사 후 박희수가 김선빈에게 동점 2점홈런을 맞는 장면은 너무도 뼈아팠다.

선발진 난조가 최근에 도드라진 문제라면, 불펜 불안은 올 시즌 내내 SK가 안고가는 숙제다. SK는 당초 박희수를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가 시범경기를 치른 뒤 '파이어볼러' 서진용으로 교체해 개막을 맞았다.

하지만 마무리 경험이 없던 서진용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러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빠른 공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서진용에게 믿음을 보내던 트레이 힐만 감독도 결국은 마무리 교체를 꾀할 수밖에 없었고, 그는 잠시 박희수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박희수 역시 예전과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SK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결정을 하게된다.

'집단 마무리 체제'가 힐만이 선택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특정한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고정하기 보다는 3명 이상의 불펜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투입하는 형태다. 김주한, 박희수, 박정배, 김태훈, 문광은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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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서진용. /뉴스1 DB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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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마무리는 나름 효과를 봤다. 서진용, 박희수가 고정 마무리 투수로 있을 때보다 뒷문이 한결 안정화됐고 승리를 날리는 경우가 적어졌다.

그러나 집단 마무리 체제를 시즌 마지막까지 고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집단 마무리 체제의 특성상 불펜투수들은 언제 나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어야 하고 그만큼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집단 마무리의 장점이 있음에도 보편화되지 않는 이유다.

힐만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면서 불펜투수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것을 알고 있다. 이타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5일 경기의 대역전패에서 볼 수 있듯 집단 마무리체제는 장점만큼이나 큰 불안감도 가지고 있는 체제다. 마무리에 실패했을 때 따르는 위험부담도 더 크다.

SK가 이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는 역시나 확실한 마무리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은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체제를 유지하게 될 것 같다. 확실한 선수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선발진 난조에 초반 연패의 늪에 빠졌던 SK. 연패의 상황에서 '블론세이브'에 따른 역전패로 연패 숫자가 더 커졌다는 것은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3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5위까지 추락했고, 이 자리마저 위태로운 SK는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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