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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성적 떨어진 이유는?”…‘돌직구’ 날아와도 당황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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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학종’ 대세 속 ‘면접’ 중요성 커져

대학서 ‘자소서’ 기반 모의면접 해주기도

어떤 방식 면접인지 대학 누리집 확인하고

‘완성된 문장’으로 명확히 말하는 연습

‘셀프 면접’ 통해 몸짓 등도 살펴보길


대입 면접 준비법

한겨레

“백준경 학생이 희망하는 경제학 전공에 대한 구체적인 학업 계획을 말해볼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오전 9시30분. 충남 서산시 서일고등학교 3학년 백준경양이 동국대학교 면접관(교수·입학사정관) 앞에서 받은 질문이다. 백양은 “이 질문을 듣고 잠시 당황했다”고 했다. “해외여행 갈 때 환전을 하면서 각국 화폐의 가치에 흥미를 느꼈다” 등 경제학 전공에 관심 갖게 된 계기와 ‘물류관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 이야기는 잘 풀어갔다. 한데 대학 입학 뒤 어떤 과목을 수강하고 싶은지는 구체적으로 알아보지 못해 말문이 막혔다.

‘다면 평가 방식’으로 진행하는 모의면접

백양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찾아오는 모의면접 드림 패키지Ⅱ’(이하 모의면접)다.

대입 수시모집 전형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는 면접이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 교과 공부에만 익숙한 학생들은 면접을 낯설어한다. 동국대 입학처 윤미진 입학사정관은 “수험생 대부분이 학종 서류 준비는 철저히 하지만 면접에 대해서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수험생 및 학부모에게 학종 준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등을 찾아 모의면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면접장에는 면접관뿐 아니라 학생 한명이 더 앉아 있었다. 10분 동안의 모의면접이 끝난 뒤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항목 가운데 보완해야 할 부분과 답변할 때의 태도 등에 대해 피드백을 해줬다. 뒤에 앉아 있던 학생은 백양의 면접에 대해 느낀 점 등을 평가지에 적어 냈다.

윤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과 교수뿐 아니라 ‘동료 참관인’이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면접 당사자 뒤에 동료 참관인 한명이 앉아 ‘면접평가 보고서’ 형식으로 친구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수정해야 할 태도 등에 대해 써 준다”고 설명했다. 한번의 모의면접을 통해 입학사정관, 교수, 참관인 등 최대 3명의 평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내가 개선해야 할 부분’ 등을 직접 써보며 스스로 평가해볼 수 있는 게 특장점이다.

학종 선발 대세, ‘대면 평가’ 중요해져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 대다수가 백양처럼 모의면접에 참여하는 등 나름대로 면접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수시 모집에서 학종 비율은 32.3%로 지난해보다 2.8% 늘었다. 일반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소서 등 서류 제출 및 면접 평가로 진행하는 학종에서 면접은 최종 관문으로 불리며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학종 면접’은 대학별 인재상에 따라 지원자를 선발하는 중요한 평가 단계다. 같은 대학이라도 전형에 따라 수험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 있는 대학 입학처 누리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입에서 수험생들이 경험하게 되는 면접의 종류는 크게 네가지다. 모든 면접에서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인성면접’을 비롯해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교과)심층면접’, 학종 전형에서 실시하는 ‘제출서류 기반 면접’, 의과대학에서 주로 실시하는 ‘다중면접’ 등이다.

이 가운데 학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제출서류 기반 면접’이다. 수험생이 제출한 서류에 대한 사실 확인 및 비교과활동의 동기와 과정, 학업계획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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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관, 사회 이슈 등 꼭 나오는 질문 있어

면접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 것을 뜻한다.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안을 만들어보면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수험생의 가치관과 세계관, ‘롤모델’에 대한 질문은 반드시 나온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최근에는 ‘인성면접’이 강화되고 있어 학생의 인생관을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성공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쇳말 세가지는 무엇인가?’, ‘학교폭력 상황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고 했다.

시사 및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도 ‘면접 단골 메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주요 사회문제가 발생한 원인과 흐름, 자기 의견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고교 학생부에서 ‘장래 희망’이 중간에 바뀐 경우 면접관이 ‘꿈이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묻기도 한다. 우 수석연구원은 “‘1학년 때보다 성적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등 ‘돌직구’ 질문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도록 평소 충분히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입학사정관은 “자소서에 국문학과 진학을 희망한다고 쓴 학생이 면접 때 ‘좋아하는 한국 문학 작품 3편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경우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고 했다. 실제 이날 모의면접에 참여한 경기 ㅎ고등학교 3학년 최아무개군은 “자소서에 무대연출·공연학 전공을 희망한다고 썼다. 모의면접에서 ‘외국 희곡작가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을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했다.

입학사정관들은 면접 시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교양인으로서의 자질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윤 입학사정관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면접 고사장에서 ‘말끝’을 흐리거나 우물거리며 답변한다”며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아무리 충실해도 ‘말’을 통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학생들도 속상해한다”고 했다.

모의면접에 참여한 서울 혜원여자고등학교 3학년 송아라양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 ‘정보보안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송양은 “전공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친구들과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python)과 ‘스크래치’를 독학하며 게임을 제작해본 경험 등을 자신 있게 말한 것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면접에서는 거짓 없이 실제 내가 해본 경험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잘 정리만 해두면 매끄럽게 말할 수 있어요. 떨리기는 하지만, 자율동아리 등 당시 활동했던 모습을 차근차근 떠올리며 적극적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여 모의면접 점수를 좋게 받은 것 같아요.”

‘셀프카메라’ 활용 ‘말할 때 몸짓’도 체크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모의면접 기회를 놓쳤다면 휴대폰을 이용해 집에서 ‘면접 영상’을 직접 찍어보는 것도 좋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셀프 모의면접’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며 “부모님이나 친구를 면접관으로 삼거나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대답하는 모습을 찍어보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면접에서는 말투와 사용하는 단어 등 ‘언어적 표현’만큼 제스처와 눈빛 등 ‘비언어적 표현’도 중요하다. 특히 학생들이 면접 대비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제스처다. 면접 고사장에 들어서며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심하게 굽어 있는 모습으로 앉거나, 긴장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몸짓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윤 입학사정관은 “또박또박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면접 고사장에 입실·퇴실하면서의 태도도 평가에 반영한다”며 “간혹 너무 떨리는 마음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며 우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평소 부모님과 친구들, 혹은 스스로 면접 예상 질문을 100여개 정도 다양하게 뽑아본 뒤 ‘셀프 면접’ 연습을 해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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