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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영미권 명문대 합격장 품고… 항공·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힘찬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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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국제사립학교 졸업식 현장

토론수업·팀 프로젝트로 실력 쑥

졸업생 "인턴십, 진로 결정에 도움

"윤 지사장 "가슴 뛰는 일 찾기를"

조선일보

올해 EF국제사립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학사모를 공중으로 날리며 졸업을 자축하고 있다./장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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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 교보타워(서초구) 23층에서 '2017 EF국제사립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EF국제사립학교는 글로벌 교육 기업 EF가 운영하는 보딩스쿨(기숙학교)로, 해마다 향상하는 대입(大入) 결과를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미국 뉴욕과 영국 옥스퍼드·토베이 캠퍼스에서 각각 열린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졸업생 부모와 친지들을 배려해 EF 한국지사가 특별히 마련했다. 해외여행 등으로 참석하지 못한 졸업생을 제외하고 40여 명의 학생·가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서 내신 7등급 학생, 세계 톱(top) 항공학교 합격

첫 순서로 윤선주 EF코리아 지사장이 연단에 섰다. 그는 대원외고·서울대·하버드대 로스쿨·케네디스쿨 행정대학원으로 이어지는 국내외 엘리트 코스를 밟고 외국계 기업 컨설턴트·방송국PD·변호사 등 남부러움을 살 만한 직업을 거친 인물이다. 그가 "졸업생 여러분은 나보다 앞선 출발선에 섰다"고 말을 꺼내자 졸업생들이 놀라는 눈치였다. 윤 지사장은 "나는 한국에서 주입식 교육만 받으며 성장했다. 처음 미국에서 대학원 수업을 들었을 때 도저히 외국 학생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간 한국식 시험엔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글로벌 사회가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지난 몇 년간 EF국제사립학교에서 토론식 수업과 에세이 과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탄탄한 논리력과 창의력을 키웠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보다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대학에 진학하는 겁니다. 앞으로 해외 대학에서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며 '가슴 뛰는 일'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날 졸업식 하이라이트는 졸업생 연설이었다. 대표로 나선 이는 뉴욕 캠퍼스 출신 박정원(20)씨였다. 그는 올해 미국 항공 학교 분야 1·2위를 다투는 엠브리 리들(Embry-Riddle)에서 합격증을 받았다. 박씨가 소개한 미국 고교 생활은 한 편의 드라마다. 그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국내 학교에서 방황하다가 유학을 택했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출국할 당시 학교 평균 내신이 7등급 선이었다. 영어도 가장 잘했을 때가 5등급이라, 어학 코스를 1년 이수한 뒤에야 정규 학습을 시작했다. 박씨 어머니 방현선(47)씨는 "아이가 모든 일에 흥미를 잃어 '이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학 보냈다. 영어 실력이 워낙 뒤처져 외국 유학생이 모인 국제학교가 미국 학교보다 잘 맞을 것 같았다"고 했다. 박씨는 영어를 배우며 미국 생활에 서서히 적응했다. 이후 좋아하는 과목 위주로 시간표를 짜고 골프·축구·학생회 등 다양한 교내 클럽 활동을 하면서 활달한 성격을 되찾았다. 친구들 사이에 '학교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교장 선생님과 정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충분히 토론하며 이해할 때까지 탐구하는 수업 방식도 잘 맞았다. 박씨의 적극적인 태도를 본 학교가 네덜란드에서 열린 글로벌 학생 리더 회담(EF's Global Student Leaders Summit)에 참가할 기회를 줬다. 전액 무료로 헤이그에 날아가 묵으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학교 밖 학생들과 어울려보니 세상은 넓고 내 영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알았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고 기억했다. "한때 GPA(내신)를 1.87점(5점 만점) 받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항공 분야에 흥미가 생긴 후부턴 내신과 비교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면에서 노력하게 됐습니다. 밤새 과제 하는 일도 자주 있었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하니 재밌었죠. 후배 여러분도 자기만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지점에 다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로 방향 확실하면 유학 권할 만해

또 다른 대표 연설자로 나선 뉴욕 캠퍼스 졸업생 박성훈(19)군은 EF국제사립학교에서 자기 의지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감을 키운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영화감독이 꿈인 박군은 예술 수업과 영화 클럽 활동 등을 통해 진로 관련 경험을 꾸준히 쌓았다. 특히 도움된 건 학교가 제공한 EF 홍콩지사 인턴십 기회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 교육서비스 공식 제공사인 EF는 동계 스포츠 종목과 대회를 홍보하는 동영상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한다. 박군은 홍콩지사에서 영상 제작을 돕고 한국어 자막을 다듬는 일을 했다. 버려진 필름으로 광고도 만들었다. 그는 "영화감독이라는 게 막연한 꿈이 아닐까 의심한 적도 있지만, 프로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같은 활동 내역은 대입 에세이에 담겼다. 박군은 오는 9월 미국 보스턴대에 진학한다. 그는 "희망 진로와 학습 성향을 잘 분석해 '나는 해외 교육 시스템에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면 유학에 도전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완 EF국제사립학교 입학처장은 "올해 졸업생들이 의약·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진학했다. IB 디플로마(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국제 공통 고교 학위) 및 A레벨(A-Level·영국 대학 입학 준비 과정)을 포함한 탄탄한 학교 커리큘럼과 학생들의 활발한 도전 정신이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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