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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정족수 충분하다더니…"표결해달라" 한국당에 SOS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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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표결 1시간 지연된 사연

민주당 등 3당 의원 40여명 '불참'

우원식 원내대표, 한국당에 표결참여 '읍소'

가까스로 정족수 채워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영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 22일, 여당은 하마터면 크게 체면을 구길 뻔했다. 전날 밤 “(한국당을 제외한) 3당 만으로도 의결 정족수가 충분하다”며 자신했지만, 실상 표결에 들어가 보니 여당 의원 중 상당수가 나타나지 않아 정족수가 미달했던 것이다. 결국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을 찾아가 본회의 참석을 ‘읍소’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채운 끝에 가까스로 추경안이 통과됐다. 추경안 처리의 1등 공신이 자유한국당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추경안 찬반 토론을 마치고 오전 10시50분 표결에 돌입했다. 그러나 재적의원 299명 중 과반 이상인 150명인 의결정족수에서 4명이 모자라 1시간가량 표결이 지연됐다. 본회의에 나타나지 않은 민주당 의원 27명을 포함, 3당 합의를 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등 총 40여명이 불참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전 의총에서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실제 표결이 시작되자마자 ‘복당파’인 장제원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다급해진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찾아가 본회의에 참석해줄 것을 SOS쳤고, 11시50분쯤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복귀하면서 표결이 재개됐다.

추경안 처리 이후 우 원내대표는 “어젯밤에 3당이 의결정족수를 만들어 의회를 열려고 했을 때 한국당이 연기를 요청하면서 의결 참여를 전제로 오늘 오전 본회의가 된 것이다. 여기에 긴장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 표결이 지연된 데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다시는 한국당의 말을 정말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다시는 그런 실수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 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해 표결이 재개돼 결국 추경안 처리 ‘1등 공신’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 “(여당을) 도운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족수가) 4명이 모자랐는데, 시간문제지 한 삼십분 내에 채워졌을 거라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앞두고 당 의원총회에서 “소위 3당의 야합에 의해서 저희가 참여가 안 돼도 통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정당당하게 우리 뜻 관철하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본회의에) 들어가서 반대토론 하고 우리 당 의견을 관철하고 정당히 표결해서 우리 의견을 표현하자”며 의원들을 독려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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