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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대북 제재에도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률 3.9%로 17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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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1일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발표

"지난해 가뭄 완화 등 기저효과"

광업·제조업↑, 서비스업·건설업↓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교역은 급감

북한 전문가들은 "사설 장마당 확대로 경제 활력 커져"

중앙일보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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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1일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서 지난해 북한 실질 GDP가 2015년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1999년 6.1% 이후 17년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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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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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추정한 북한의 실질 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왔다. 2008년 3.1%를 기록한 뒤 7년간 -1.1~1.3% 사이에서 움직였다. 특히 2015년에는 가뭄으로 북한의 수력발전량이 줄면서 철강, 기계 등의 생산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 신승철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최근 1% 초반의 저성장 기조를 보였던 북한의 경제성장률 수치가 개선된 데는 가뭄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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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산업별 실질 성장률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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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는 북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업(2015년 -2.6% → 2016년 8.4%), 제조업(-3.4% → 4.8%)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경공업(0.8% → 1.1%)보다 중화학공업(4.6% → 6.7%)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0.8% → 2.5%), 전기가스수도업(-12.7% → 22.3%) 역시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반면 건설업(4.8% → 1.2%)과 서비스업(0.8% → 0.6%)은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됐다. 이들 산업은 북한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 경제가 성장한 이유에 대해선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허용되기 시작한 장마당을 북한 경제 활성화의 이유로 꼽는다. 북한의 장마당은 개인이 돈을 벌 수 있는 사설 시장으로 김정은 집권 후 200개에서 400개로 늘어났다. 고수석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장마당 확대는 배급제 중단과 대북 제재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기 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응책이었다"며 "2014년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실시해 기업의 자율권을 확대한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146만1000원으로 한국의 22분의 1(4.6%) 수준인 것으로 집계했다. 인구 수(2489만7000명)가 한국(5124만6000명)의 절반 수준이라 전체 국민총소득(명목 GNI, 36조4000억원)은 한국(1639조1000억원)의 4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남북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65억5000만 달러로 전년도보다 4.7% 증가했다. 수출(28억2000만 달러)과 수입(37억3000만 달러)이 고루 늘었는데 동물성 생산품을 많이 수출했고 식물성 생산품, 섬유류를 많이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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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남북교역 규모는 2016년보다 87.7% 감소한 3억3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내려진 뒤 반출입 규모가 크게 줄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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