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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일반인이 음식 배달하는 '우버이츠' 서비스 임박...한국시장 뚫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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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라이드쉐어) 기업 우버가 국내에서 음식 배달 대행 ‘우버이츠(UberEats)’ 서비스에 나선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버코리아는 일반인 음식 배달기사 ‘메신저’를 모집해 서울시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우버이츠를 시범 서비스 중이다.
우버이츠는 음식을 주문하는 사용자와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기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주변 레스토랑의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기사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수령해 주문자의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배달기사는 건당 수수료를 벌 수 있다.

조선비즈

1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우버코리아 사옥 근처에서 우버이츠 배달기사가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우버이츠를 시범 서비스 중이다../사진=박정현 기자




◆ 해외에서 성공한 ‘우버이츠’ 국내 곧 서비스...강남 시범 서비스

우버코리아는 이달 초 일반인 대상으로 우버이츠 배달기사 교육을 실시하고, 레스토랑 사업개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우버이츠 공식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누구든지 원하는 시간만큼 자율적으로 운전하며 ‘우버 운전기사(우버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우버이츠도 일반인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잠깐동안 음식 배달 기사로 일할 수 있다. 도보로 배달을 해도 되고, 자신이 소유한 이륜차, 자동차로 배달해도 된다. 우버코리아는 국내 자전거업체 알톤스포츠와 손잡고 이 회사의 전기자전거를 우버이츠 배달기사들에게 무상 대여해주고 있다. 음식 배달에 필요한 높이 40cm의 배달 가방도 대여한다.

우버이츠는 음식 배달 문화가 덜 발달한 해외 시장에선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버이츠는 호주 멜버른에서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예약하기 힘든 인기 레스토랑의 메뉴를 배달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우버이츠와 손잡은 호주 외식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증가했다. 이들은 우버이츠 전용 메뉴를 따로 개발하는 등 우버이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덕분에 우버이츠는 시드니, 퍼스, 브리스번 등 다른 대도시까지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우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우버이츠는 전세계 100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2015년 우버이츠가 처음 미국에서 소개됐을 때만해도 기존에 10년 이상 배달 시장을 키워온 ‘그럽허브(GrubHub)’ 같은 배달 사업자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에서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가 크게 성공을 거두면서 우버이츠가 그럽허브보다 사세를 더 확장한 상태다.

앱 데이터 분석기관 앱토피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우버이츠의 월사용자수(MAU)는 11만으로 그럽허브(24만건)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우버이츠가 864만건을 기록해 그럽허브(357만건)을 완전히 따돌렸다.

국내 배달 대행 시장, 경쟁 치열해 ‘우버이츠’ 안착 불투명

그러나 우버이츠가 국내에선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선 음식 배달 문화가 오래 전부터 발달돼 있었고 이미 자리잡은 음식 배달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 요기요 등 토종 브랜드가 국내 외식 배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또 우버이츠가 주로 이용할 예정인 전기자전거는 전기자전거법상 시간당 25km 미만 속도로 달려야 하기 때문에 국내 음식 배달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륜차에 비해 속도 경쟁력이 뒤처진다.

해외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의 성공을 기반으로 우버이츠가 컸지만 국내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가 규제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한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선 개인 소유 차량으로 우버 영업을 하던 ‘우버 운전사’들이 음식 배달을 하는 ‘우버이츠 메신저’ 역할도 할 수 있어 우버이츠 사업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영업용 번호판을 얻은 차량만 우버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시내 우버 운전사 수는 두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료 관점에서 우버이츠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우버이츠의 배달료는 우버 차량서비스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요금이 정해진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 주문 지역의 혼잡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달료가 비싸지거나 저렴해지는 셈이다. 미국에선 소비자들이 음식값에 더해 평균 4달러의 배달료를, 싱가포르에선 평균 3달러의 배달료를 내고 있다. 국내 배달 서비스들은 건당 2500원~3500원 수준의 배달료를 과금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도 여러 배달대행 업체가 자리잡고 있는데, 외국계 브랜드로 새롭게 들어오는 우버이츠가 얼마나 한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현지화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우버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점이 문제”라며 “(우버는) 아는 사람만 알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면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jen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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