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타운대 로버트 데이비슨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경영자들의 직장 밖 행동과 그들 기업의 재무보고 위험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들은 경영자의 음주운전, 중과실 치사, 가정폭력 등과 관련된 법규 위반 기록과 보트(길이 7.6m 이상)나 고가 차량(7만5000달러 이상) 등 사치품 소유에 주목했다. 법규 위반 경력은 자제력 부족과 법률에 대한 경시 성향을, 사치품 소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검소함’을 각각 보여주는 지표라 판단했다. 재무보고와 관련된 위험으로는 회계오류와 분식회계를 고려했다. 회계오류와 분식회계는 재무제표 이용자를 잘못된 정보로 혼란케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의도성의 유무’에서 차이가 있다. 분식회계는 의도적으로 자행된 범죄인 반면 회계오류는 의도성이 없는 것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성에 의해 발생한다.
분석 결과, 위법 경영자들의 기업은 법규 위반 경력이 없는 경영자들의 기업에 비해 분식회계를 자행할 확률이 무려 647%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호화 경영자들의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회계오류를 보고할 확률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자들의 사생활에서 드러나는 가치체계 및 인지양식이 기업의 재무보고와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다.
더 나아가 위법 경영자들의 재임 기간은 분식회계와 회계오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반면 호화 경영자들의 경우 재임 기간이 1년 증가할수록 분식회계 확률이 6% 증가하며, 회계오류의 확률은 12% 늘어났다. 이는 호화 경영자들의 재임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느슨한 통제 환경과 기업 문화가 정착돼 재무보고와 관련된 위험이 커진다는 얘기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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