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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독일서 폭탄 제거 기술 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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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공습 지역에 건설붐… 불발탄 없애는 일감 크게 늘어

언론 "10만t은 묻혀 있을 것"

독일 건설업이 최근 호황을 맞으면서 폭탄 제거 기술자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2차대전이 끝난 지 72년이나 흘렀지만 당시 떨어진 폭탄이 여전히 땅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아 건설 현장에서 이를 제거하는 기술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州)에서 폭탄 제거 업체를 운영하는 한스 모어는 "일이 너무 많아 쉴 시간이 없다"며 "주중 65시간씩 일하고 토요일 오전에도 일하러 간다"고 했다.

니더작센주는 지난해 93t의 불발탄을 처리했는데, 이는 지난 10년 중 최대 분량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헤센·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도 2011년과 비교해 불발탄 제거 건수가 40% 이상 증가했다. 이 지역들은 2차대전 때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을 받은 곳이다.

당시 연합군 전투기는 독일 주요 도시에 140만t의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에서 사용된 포탄과 수류탄도 곳곳에 묻혀 있다. WSJ는 "독일은 종전 후 불발탄 제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지만 지금도 불발탄 10만t 정도가 땅속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 5월에도 독일 북부 하노버에서 영국군이 투하한 폭탄 3개가 발견돼 주민 5만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한 공사 현장에서 소요되는 불발탄 처리 비용은 수백만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펌프 전문 기업 '윌로 펌프'는 "도르트문트에 있는 2차대전 당시 철강 공장 부지에 새 공장을 짓고 있는데, 폭탄 처리 예산으로 300만유로(약 38억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WSJ는 "요즘 바닷가에도 폭탄 제거 기술자들이 자주 출동한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공습을 겪었던 해안가에 풍력발전소를 줄지어 짓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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