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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조용한 봉사 600회’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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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광주이주민건강센터장 정성국 원장

2005년 6월26일부터 매주 일요일

35개 나라 출신 2만7천여명 ‘이용’

3월부터 목요일 저녁 진료도 시작



한겨레

올해로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 무료 진료 600회를 맞는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정성국 센터장. 사진 최성욱 다큐감독


“평일 진료를 시작한 것이 새로운 도전이지요.”

새달 9일로 이주민 무료 진료 600회를 맞는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정성국(49) 센터장은 25일 “환자들에게 시간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고 지난 3월부터 목요일 진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5년 6월26일 설립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과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용하기 가장 좋은 일요일 오후(2~6시)에 문을 열었던 센터는 이젠 목요일 오후 6시~8시 무료진료를 한다. 정 센터장은 12년 전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센터)라는 이름으로 센터가 만들어 질 때부터 회원으로 참여했다. 센터는 광주기독병원 의료인들이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 활동을 제안하고 광주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인도주의실천의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광주전남한의사협회 등이 힘을 모아 문을 열었다. 지난 해 11월 광산구 보건지소인 우산건강생활지원센터 3층으로 진료공간을 옮겼다.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가나 등 35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등 2만647명(6월18일 기준)이 의학과·치과·한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정 센터장은 “150여 명의 전문 자원봉사 회원들의 참여와 후원이 센터의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26일 광주 광산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600회 진료 및 12돌 기념식을 했다.

정 센터장은 ‘소리없이 봉사하는 의료인’이다. 1988년 전남대 치대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함께 하다가 만난 치과의사 아내 김영옥(48)씨와 건치에 함께 참여해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98년 고향인 광산구 송정동 ‘영광통’ 사거리에 치과의원을 개업한 정 원장 부부는 2000년부터 건치 회원들과 함께 목요일 오전마다 광산구보건소에서 시설 장애인들의 진료를 맡고 있다. 2013년부터 경기도 평택 쌍용차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의료 연대 사업에도 연 3~4회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진득하게 행동하는 실천주의자’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꾸려진 광주 세월호 시민상주모임 회원인 그는 201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일주일에 한차례식 아침마다 풍암사거리로 나가 아내와 함께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했다. 마을 협동조합 카페와 도시농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의 취미는 동네 주민 15가구가 모여 꾸린 ‘풍암농사 학림’에서 매실·포도 농사를 짓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텃밭농사도 하면서 토끼와 병아리도 키운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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