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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예술이 학교를 살렸다”…음성 오선초 학생 두배, 기쁨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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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학생 수 급감, 혁신학교 전출 위기 딛고 학생수 증가

합창, 연주, 경제교육에, 달인 행사, 프리마켓 등 참여로 인기



한겨레

충북 청주에서 열린 사랑나눔청소년 합창제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입상을 자축하고 있다. 오선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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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학교를 살렸다.

충북 음성 금왕읍 오선초 이야기다. 오선초는 음성 금왕 변두리에 자리 잡은 시골학교다. 여느 시골학교처럼 학생 수가 줄어 폐교를 걱정했던 곳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학생 수가 2012년 59명에서, 2013년 72명, 2014년 84명. 2015년 86명, 2016년 98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핸 94명을 유지했다.

지역교육계는 오선초의 학생 수 증가를 ‘기적’으로 여긴다. 학령기 인구 감소에 따라 전반적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는 데다, 10㎞남짓 떨어진 곳에 둥지를 튼 충북혁신도시 안 새 학교 음성 동성초(657명)와 진천 옥동초(625명)가 학생들을 꾸준히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선초는 ‘예술’ 특화 교육으로 이 위기를 넘었다. 정광규 교장이 부임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모한 ‘예술꽃 씨앗학교’에 선정돼 4년 동안 3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학교는 합창을 특화했다. 정규 음악 시간에 합창 교육을 하고, 전교생이 참여하는 합창단을 꾸렸다. 합창반은 해마다 충북교육청이 주관하는 사랑 나눔 합창제에 출전해 학교를 알렸다. 지난 2일 청주아트홀에서 열린 합창제에선 특별상을 받았다. 3·4학년은 우쿨렐레, 5·6학년은 오카리나 연주를 익힌다. 무용 시간도 있다. 누구나 예술인이다. 교사는 기타, 학부모는 합창·바이올린 등 어른 강좌도 열었다.

학교는 합창, 연주, 무용을 융합한 오페라 형식의 ‘오선이의 꿈’을 창작해 2015년과 2016년 음성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렸다.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음성군민도 환호했다. 정창환 예술꽃씨앗학교 담당 교사는 “공부, 맞벌이, 꿈 등 학생들의 현실을 담은 종합극 형식이었는데 참여도, 반응도 좋았다. 특화 교육이 알려지면서 학교를 찾는 학생이 늘었다”고 말했다.

씨앗학교에 이어 신한은행이 지원하는 새싹학교로 선정된 올핸 1·2학년, 3·4학년, 5·6학년이 새로운 형식의 극을 준비하고 있다.

또 충북교육청 지원 경제교육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금융감독원 등의 외부 강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저축·나눔·생산·소비 교육을 진행하는 등 체험 교육도 인기다. 다달이 학교의 최고수를 뽑는 ‘오선초 달인’ 행사도 눈에 띈다. 동요·요리·정보검색 등의 달인이 탄생한 데 이어 이달엔 경제신문 만들기 달인을 찾고 있다. 학부모·학생 등이 함께 참여하는 벼룩시장도 학교의 자랑이다.

정 교사는 “행복한 학교생활이 입소문 타고 퍼지면서 위기가 기회로 바뀌었다. 민주적 학교 운영도 학교 활성화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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