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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인쇄회로기판 없는 반도체 패키징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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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반도체를 패키징하는 신기술을 적용한 전력반도체를 다음달부터 양산한다.

'패널 레벨 패키징(PLP)'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반도체와 메인보드 사이에 기판을 없애는 신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PCB가 사라지면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PCB를 생산해왔기 때문에 PLP 기술이 보편화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기존 PCB 생산에만 머물러서는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PLP 기술 개발 전담 조직을 꾸렸다. 작년 하반기 약 2640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최근 삼성전자 시스템LSI 연구진과 함께 PLP를 이용한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전력반도체와 메인보드 사이를 연결한 패키징 제품을 처음 양산하면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삼성전기가 PLP 기술을 적용해 양산할 전력반도체는 정격 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스마트폰마다 7~8개가 쓰이고 전 세계적으로 2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IT 기기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하지만 전력반도체에 적용된 PLP 기술은 삼성전기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전력반도체보다 입출력 단자가 훨씬 많은 고가 제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패키지에 PLP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삼성전기의 최종 목표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주문생산(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쟁사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이미 애플 아이폰에 PLP 기술을 적용한 AP를 공급했다. 올가을 출시를 앞둔 아이폰8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최근 파운드리 경쟁이 강화되면서 PLP 기술 확보가 수조 원대 수주 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올해 말까지 AP 적용을 목표로 PLP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이어 최근 퀄컴도 이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를 패키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PLP를 AP까지 적용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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