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온라인 스타브랜드` 모시는 백화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최근 고객들이 온라인 브랜드 상품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 롯데백화점 강남점 1층 행사장에 수많은 고객이 몰려들었다. 평소 매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던 명품이나 의류를 할인해서 파는 행사는 아니었다. 이번 행사에 초대된 곳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위세를 떨치는 개인 판매자 모임인 '셀럽21 SNS마켓'. 나싱리튼, 무드클로젯, 비클래식, 듀베베 등 15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이처럼 유명 온라인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콧대 높은 백화점들이 이처럼 온라인 브랜드를 위해 행사까지 마련한 것은 온라인 브랜드가 젊은 고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 수만~수십만 명의 폴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판매자들 의류를 고객이 공동구매하는 것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20·30대 소비자 사이에서 이러한 온라인 브랜드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들이 자존심을 낮추고 온라인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고 와 백화점에서 이탈하고 있는 젊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고 오겠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20·30대 고객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2년 26.5%였던 20·30대 고객 구성비는 2016년 23%까지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이 계속 백화점에서 이탈하자 이들을 잡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젊은 고객에게 인기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매장으로 직접 가져오는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30대는 백화점 입장에선 미래 VIP 고객이기도 해 젊은 고객을 미리 포섭해야 미래의 우수 고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롯데백화점은 수년 전부터 젊은 고객층에 초점을 맞춰 영플라자에 온라인 의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의 매장을 마련한 것이다. 당시 신뢰도가 부족한 품질, 애프터서비스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입점 후 월평균 2억~3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올리며 온라인 브랜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의 백화점 진출이 확대됐다. 2012년 9월 영플라자에 최초로 매장을 오픈한 온라인 여성의류 브랜드 '스타일난다'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롯데백화점 점포엔 20여 개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가 1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매장 매출은 2015년 36%, 2016년 21%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20%에 육박하는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도 백화점 매장에 입점해 사세를 키우는 등 윈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품질에 대한 신뢰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 진출로 성공한 대표적 온라인 브랜드로는 '스타일난다' '난닝구' '나인' 등이 꼽힌다. 특히 '스타일난다'의 경우 12개 롯데백화점 점포 매출을 발판 삼아 홍콩 싱가포르 중국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백화점 MD 개발을 담당하는 배우진 상무는 "이탈하는 20·30대 고객을 잡기 위해 가성비와 재미가 강조된 온라인의 다양한 인기 콘텐츠를 백화점으로 끌고 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젊은 고객층에게 보다 재미있고 새로운 백화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