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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막내린 `신격호 시대`…日롯데홀딩스 이사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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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사진)이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한 지 70년여 만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롯데그룹을 세운 주역이 아들들의 경영권 분쟁 등 파국 속에서 쓸쓸한 퇴장을 맞이한 것이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 하쓰다이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한 인사안을 의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됐으며 신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롯데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 지 약 70년 만에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그동안 신 총괄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 속에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에서 잇달아 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경영 퇴진을 예고해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롯데자이언츠와 롯데쇼핑, 롯데건설 이사직을 그만뒀고 지난해에는 롯데호텔 대표이사, 롯데제과 사내이사, 부산롯데호텔 사내이사직에서 퇴임했다. 현재 한국에서 롯데알미늄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자리 역시 8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일본 롯데와 롯데아이스, 롯데물산, 롯데그린서비스, 롯데스트래직인베스트먼트, L투자회사 등 등기이사직에서 퇴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이 국내에서는 총괄회장, 일본에서는 명예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며 업무에 관여하지도 않는다"며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에서 신격호 창업주가 완전히 배제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 회장의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정한 본인 등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은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을 통해 경영 복귀를 시도한 것은 2016년 3월과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지만 모두 실패했다. 2015년 8월에 신 회장이 낸 안건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에서 반대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주총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네 번째 승리한 셈이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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