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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CFO 라운지] "트럼프효과 반영안해도 올 영업익 7% 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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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두산밥캣 전무

매일경제

미니 굴착기, 로더 등 중소형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은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통해 두산밥캣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에 2400억원 규모 현금을 안겼고, 북미 시장에서 주력 제품에 대한 독점적 지위로 매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두산그룹 전체 차입금이 14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두산밥캣에 대해 투자자들은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는 두산밥캣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종선 전무(사진)를 만나 실적 전망과 그룹 내 역할,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 상황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김 전무는 "최근 중국 정부의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사업에 대한 투자 증가와 북미·유럽의 건설 시장 회복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두산밥캣은 시장별로 다양화된 소형 건설기계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리더의 입지를 굳혀나갈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두산밥캣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546억원, 영업이익 4451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7%와 7.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등 실적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북미 대형 업체들의 납품 오더가 하반기로 연기돼 일시적으로 성장 둔화가 발생한 것이고 연내 해소될 것"이라며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경기 회복세로 전년 대비 성장했고, 2분기엔 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용 신제품 출시로 성장동력이 추가됐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그룹 재무부담은 사실상 두산밥캣에서 촉발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2007년 두산밥캣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차입금이 발생했고 이후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미운 오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다 두산밥캣이 2010년 흑자로 전환한 후엔 시선이 달라졌다. 두산그룹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두산밥캣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전무는 "모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 재무 상황은 실적 턴어라운드와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상황"이라며 "두산밥캣은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 회사의 현실적 부담 능력을 고려해 독립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당금은 회사 이익 증가에 맞춰 자연스럽게 높여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기준 두산밥캣 지분은 두산인프라코어(59.3%) 등 특수관계인이 69.9%,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10.6%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밥캣 매출액 중 68%가량은 북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미국 건설 경기 회복 속도가 두산밥캣 실적을 좌우하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이슈는 부담이다. 김 전무는 "연초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두산밥캣 사업계획에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법인세 인하 등 트럼프 효과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 4조940억원, 영업이익 4485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전무는 이어 "미국 시장에서 신규 단독주택 착공이 2019년까지 연평균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37%로 높은 미국 법인세율도 부담인데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 정책을 실시할 경우 기업 가치는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두산밥캣은 지난 5월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3억4500만달러에 달하는 차입금을 전액 낮은 금리로 차환하고 차환 과정에서 유럽법인 차입금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김 전무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리를 1.1%포인트 낮췄고, 연간 1500만달러가량 금융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며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등급을 1단계 높일 경우 추가로 25bp(0.25%) 금리 인하 약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더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윤진호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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