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2030·여성 겨냥 싼 술로 고급酒 '마오타이' 부활

호화 접대 막혀 매출 급감하다 8000원대 低도수 술로 재기 성공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으로 경영 위기를 맞았던 중국의 고급 바이주(白酒) '마오타이(茅臺)'가 되살아났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마오타이 제조사 구이저우(貴州)마오타이의 주가는 지난 23일 454위안(약 7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4년 초 119위안까지 떨어진 주가가 3년 반 사이에 네 배로 오른 셈이다. 지난달 7일에는 영국의 디아지오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주류업체에 오르기도 했다.

고급 선물과 호화 접대의 대명사였던 마오타이는 2013년 취임한 시 주석이 대대적인 부정부패와 사치척결 운동에 나서면서 소비가 급감했다.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마오타이의 2014년 매출 증가율이 1%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부터 매출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작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7.4% 올랐다. 올해는 42%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마오타이가 20~30대를 겨냥해 내놓은 중저가·저도수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보급형 중저가 제품인 '마오타이영빈주(迎賓酒)'는 1병당 가격이 50위안(약 8000원) 정도로 1200위안(약 20만원)이 넘는 마오타이 고가 상품 '페이톈(飛天·하늘을 날다)'의 24분의 1 수준이다. 또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마오타이와 천연 블루베리 주스를 섞은 '유 미트(U MEET)'란 술도 출시했다. 경제 주간지 디이차이징은 "공무원 뇌물용이 아니라 바링허우(198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고가 상품인 '페이톈'도 생산되는 물량이 적고 시중에서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귀해서 투자 상품으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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