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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상하이 수학교육, 영국에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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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초교, 中교과서 벤치마킹 결정

영국 정부가 초등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국 교과서를 수입해 새 교과서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하퍼콜린스 출판사는 지난 3월 중국 관영 출판사 상하이 센츄리 퍼블리싱과 계약을 맺고 상하이 지역 공립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수학 교과서와 부교재, 교사용 지도서 등 36종의 내용을 번역해 영국의 개정판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제작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교과서는 오는 9월부터 영국 전역의 초등학교 8000여 곳에 배포된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은 영국 교육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영국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수학 시험에서 70여 개국 중 27위에 그쳤다. 과학(15위)과 독해(22위) 등에 비해 유독 성적이 나쁘게 나왔다. 반면 중국은 그해 PISA에서 수학 6위, 수학올림피아드 국가 종합 2위 등을 차지하며 '수학 강국'의 위용을 떨쳤다.

이에 따라 영국은 중국 수학 교육 시스템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하이시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2014년 영국 정부 후원으로 양국 초등학교 수학 교사 교환 프로그램을 만들어 올 초까지 700여 명의 교사를 훈련시켰다. 영국 한 출판사는 2015년 상하이의 베스트셀러 수학 참고서 '이커이롄(一課一練)' 번역판을 내기도 했다. 영국 교육부는 지난해 "상하이의 수학 교육법을 전수받는 데 4년간 5030만달러(약 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론도 나온다. 러스 멀턴 세인트마크앤드세인트존대학 교수는 가디언 기고에서 "중국의 주입식 수학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약화시킬 게 분명하다"며 "영국의 교육 전통과 문화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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