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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NO 와이파이 실험… 캐나다 카페 뜻밖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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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실종 안타까워 인터넷 끊자 분위기 좋다 입소문에 손님 늘어

"와이파이(무선랜) 없습니다. 노트북은 가방에 넣어두고 편히 쉬세요."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 시내 한복판에 문을 연 카페 '핫블랙 커피'는 과감하게 '노(NO) 와이파이' 방침을 선언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초고속 무선 인터넷을 깔아놓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는 정반대의 길을 택한 것이다.

카페 풍경도 사뭇 다르다. 58석 규모의 이 카페에선 그 흔한 휴대전화나 태블릿 PC,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손님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보드게임을 하며 웃고 떠든다고 NYT는 전했다. 카페 주인 짐슨 비넨스탁은 "'디지털 과잉' 시대에 사람들 간 대화가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인터넷을 끊었다"며 "처음엔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한 분위기가 좋다'는 평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와이파이 없는 카페'가 속속 생기고 있다. 미국 버몬트주(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디 웰런씨는 2012년 카페 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끊은 데 이어 2014년에는 손님이 무선 공유기를 들고와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조차 금지했다. 그는 "카페는 '도서관'이 아니라 사람들 말소리가 끊이지 않는 사교의 장이 돼야 한다"며 "노트북이 없어지자 소모임 하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카페가 일종의 동네 '사랑방'이 됐고, 단체 손님들로 매출도 늘었다"고 했다. 미국 뉴욕주를 기반으로 한 카페 체인 '카페 그럼피'도 브루클린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지점에 와이파이를 없앴다.

반론도 있다. 카페를 일종의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리랜서나 파트타임 재택(在宅)근무자가 늘고 있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NYT는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노(NO) 와이파이' 행렬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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