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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박삼구 "금호타이어 상표권 못줘"…더블스타 인수협상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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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측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 중인 중국업체 더블스타에 상표권을 줄 수 없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금호그룹은 "채권단과 상표권 합의가 안 되면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상표권 거부로 입장이 기울었다. 금호 관계자는 "채권단과 더블스타 매각 협상에서 금호산업 허락 없이 상표권을 최대 20년까지 현행 요율로 사용토록 하고, 해지는 더블스타가 원하면 언제든 가능한 조건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이는 비상식적인 계약조건"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현재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금호타이어 상표를 연간 매출액의 0.2%를 지불하고 2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인수 대금(9550억원)에 금호타이어 브랜드 가치가 포함됐다는 게 더블스타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 측은 "일반적으로 상표권 사용액은 0.3% 수준"이라며 "여기에 직접 해약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고도 박 회장 측 반대로 '금호'라는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다면 기업 가치가 낮아져 매각이 무산될 공산이 커진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금호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쥐고 있다. 채권단으로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 방식을 거부당해 인수 협상에서 배제된 박 회장이 더블스타 인수전을 무산시키기 위해 '상표권 사용 반대'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5일 상표권 사용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대응해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금호타이어에 보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요청대로 순순히 상표권 문제에 협조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최장 5개월 이내에 상표권 사용, 채권 만기연장 등 매도 선결 요건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인수전은 무산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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