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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18th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불균형이 만들어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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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로 다른 두 남녀가 같은 꿈을 꾼다는 비현실적 이야기가 일상에 균열을 만들어내고 곧이어 그들을 연결해낸다. 그 과정을 아주 느린 호흡으로 완성해낸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전주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27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에서 열린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 기자회견이 열려 일디코 옌예디 감독과 이충직 집행위원장,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일디코 옌예디 감독이 연출한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운 여자와 모든 것이 식상하고 권태로운 남자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면서 서로 가까워지게 되는 과정을 다룬 내용의 작품으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작품이 지닌 가치와 힘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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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헝가리 작품과의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벨라 타르 전작전을 개최한 바 있고, 기요르기 폴피 감독의 ‘자유낙하’를 전주프로젝트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는 이 빠른 속도감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영화적인 호흡이라는 게 뭔지 아주 잘 예시해주는 작품인 것 같다. 굉장히 초현실적 셋팅으로 시작해서 일상적인 삶으로 가는 감정들을 아주 예민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일디코 옌예디 감독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생으로 1989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급부상했고, 그해 뉴욕타임즈 선정 최고의 영화 10편 중 ‘나의 20세기’(1989)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마법사 시몬’(1999)으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18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작품을 통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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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작품에서 여자 주인공인 마리아는 많은 대사 없이 눈빛과 작은 근육의 움직임만으로 내면의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일디코 옌예디 감독은 “영화의 핵심이다. 여자 주인공을 캐스팅하는 데에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좋은 배우들을 만났지만 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것들이 아쉬웠다. 여배우가 이번에 상당히 오고싶어했는데 연극 일정과 겹치게 되어 못 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에서 나온 그녀의 모습이 실제 인물과 너무나 다르다. 개방적이고 할 말 다 하는 그런 성격을 지닌 친구인데 트레일러를 본 남자친구가 그녀를 못 알아봤다고 할 정도다”고 짧게 덧붙이기도 했다.

남자 주인공에 관해서는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마른 나뭇가지처럼 메마른 듯 싶지만 깊은 어느 곳으로부터 꿈틀대는 욕망의 발현이 느껴지는 남주인공을 놓고 “역할을 소화할 남자 배우는 외로우면서도 카리스마가 있지만 그 뒤의 비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마추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남자 배우는 한 번도 영화에 나온 적도 없고 출연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 헝가리 유명 출판사의 디렉터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남녀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은 사슴이었다. 두 남녀의 꿈속에 등장하는 사슴은 그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전개의 진전을 이어가는 동물. 이에 대해 “사을 캐스팅하는 것도 저희 영화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두 주인공의 아이컨택이나 제스쳐 등을 표현할 수 있어야 했기에 60년 된 전문 동물 훈련사를 고용했다. 암컷 사슴은 사실 전문 배우고 많은 영화에도 출연했었다. 골리아드는 수컷인데 아마추어다. 그래서 커넥션 등에 있어서 암컷 사슴이 많은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인공의 작업 현장을 도축장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는 직장이지만 동물에게는 죽음의 장소다. 우리는 항상 일상적으로 식탁에서 고기를 먹지만 어떻게 동물들이 죽어서 오는 건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몸과 영혼의 불균형 속에 타인을 찾아가는 진실의 여정을 보여주는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27일(오늘) 오후 7시 전주 돔 상영장에서 개막식을 찾는 게스트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9009055@naver.com 전주=fn스타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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