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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파우스트 '메피스토의 상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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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파우스트 '메피스토의 상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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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파우스트 '메피스토의 상점' |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예전부터 좋아하는 문장이다. 노력을 하게 되는 원천은 무엇인가. 욕망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는 인간. 주변에 있는 사람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기 위해 경쟁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인생 가운데 있다.
서울 방배동의 '두리춤터'에서 지난 2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몰입형 게임극 '빙파우스트(Being Faust)'는 이러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미 지난 2014년 서울도서관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국립극장과 문화역서울 284 등 국내 공연을 거친 후 홍콩, 아테네, 프라하, 마닐라, 도쿄, 바이마르 등 전 세계의 12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온 빙파우스트는 이번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전열을 재정비하고 관객들을 맞이하는 중이다. 본 공연을 앞둔 24일, 사전 프레스 리허설에서 본 공연과 동일한 방식으로 게임극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그저 요즘 유행하는 방탈출 게임과 같은 것이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이 게임극은 참가자 개인과 몇몇 동료 간 역량만을 겨루는 형식이 아니었다. 중요한 가치 판단들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게임에 참여하는 관객들은 소설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욕망거래 상점, 즉 공연장 내부로 들어서자 마자 자신의 휴대용 기기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상점에서 제시한 12가지 가치 중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 6가지를 선택한다. 이후 그 판단이 실제 욕망과 일치하는지 심리테스트를 통해 알아보고 스스로 생각하는 나와 실제 나 자신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본격 게임을 참여하기 위해 메피스토의 상점에 진입하는데 파우스트 소설 속의 수많은 문장들이 종이에 적혀 옷걸이에 걸린 채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 순위에 맞춰 그와 일치하는 내용이 담긴 문장들을 가장 많이 산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인데, 이 문장들을 사기 위해서는 게임 머니가 필요하고 게임 머니는 모바일에 등록된 자신의 지인을 가상으로 판매함으로서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높다. 우승을 위해 소중한 지인을 팔 것인가 고민과 동시에 문장을 쇼핑하기 위해 이것저것 고르면서 파우스트의 내용을 자연스레 조각 조각 읽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게임극 참가자들은 내면의 수많은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중간 중간 상점을 돌아다니는 12명의 메피스토들이 다양한 제안을 해오는 데 이 가운데서도 참가자들은 고민 가운데 놓이게 된다. 마침내 최후의 승자가 가려지면 이후엔 DJ의 신나는 EDM 음악과 함께 파티가 진행된다. 혼자보단 두 명 이상 동행자가 있어야 어색하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의 성적표를 한켠에서 출력하고 살펴볼 수 있는데 극장을 떠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왜 그렇게 분주히 갈구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공연은 3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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