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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불타는 청춘’, 어떻게 중장년층 시청자들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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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SBS ‘불타는 청춘’이 중장년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며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5년 처음 공개됐으니 벌써 2년 째 방송 중. 매주 화요일 밤, 안방극장에 웃음꽃이 피는 건 ‘불타는 청춘’ 덕분이다.

지금까지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야심차게 방송을 시작했지만 소리 없이 사라지는 프로그램도 그만큼 많았다. 가끔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젊은 층의 지지를 얻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예능은 볼 게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불타는 청춘’이 방영된 후 상황은 달라졌다.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리얼 예능의 매력에 푹 빠져 추억을 소환하고 공감대를 얻으며 웃고 즐긴다. 중견 스타들이 한데 모여 친구가 된다는 설정 자체는 단순하지만, 내용만큼은 식상하고 지루하지 않았다.

추억 속 스타들을 만나는 반가움도 있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이들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궁금한 내용들과도 별반 다르지 않아 몰입을 이끈다.

또한 출연자들의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매력 역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김완선의 순수하고 소탈한 매력에 빠지기도 하고, 나이를 잊은 동안 이연수를 보며 그 미모에 감탄하기도 한다. 감초연기로 주목 받아온 김광규, 넘치는 센스를 겸비한 김국진은 또 어떤가. 이젠 ‘불타는 청춘’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됐다. 성격 좋은 ‘아재’이면서 동시에 귀여운 매력도 갖춰 건강한 웃음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강수지와 김국진의 열애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와 관심을 더욱 높여줬다. ‘진정 리얼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부재’에 아쉬움을 토로했던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의 열애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썸’도 ‘연기’처럼 보이고 마는 요즘의 미디어환경에서 진심으로 설렘을 나누는 이들 커플의 모습이 왠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 중인 50대의 한 주부는 fn스타에 “‘불타는 청춘’을 보면 옛날 생각도 나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과 같이 늙어가는 기분이 들어 위안도 된다”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탐색하고 가까워지는 모습이 재밌다. 보고 있으면 왠지 나까지 설레는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예능은 시끄럽고 자극적이고 값싼 재미만 추구한다고 생각하던 우리네 부모님 세대도 편안하게 즐기며 볼 수 있는 ‘불타는 청춘’이기에 당분간 그 인기는 지속될 것 같다.

icutty@nate.com fn스타 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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