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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수원마저 ACL 조별리그 탈락 위기…제주가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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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가와사키 골키퍼 정성룡(오른쪽)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수원과의 원정 경기 뒤 조원희 등 친정팀 선수들과 악수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16강 가는 길이 이렇게 어려웠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순항하던 수원이 조별리그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G조 5차전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3분 상대 세트피스로 선제골을 내준 뒤 만회하지 못하고 졌다. 올시즌 ACL에서 수원이 당한 첫 패배다. 2승2무1패(승점 8)가 된 수원은 같은 날 홍콩의 이스턴을 6-0으로 대파한 중국의 명문 광저우 헝다(승점 9)에 조 1위를 내줬다.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16강 진출 가능권은 지켰으나 내달 9일 광저우 헝다와 최종 6차전 원정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16강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승리로 승점 7이 된 가와사키는 같은 날 이스턴(승점 1)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무난히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전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경미한 부상을 당한 스트라이커 조나탄을 엔트리에서 아예 빼고 염기훈과 박기동을 투톱으로 세우는 3-5-2 포메이션을 가동한 수원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원정팀을 위협했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16강 티켓을 조기에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선제골=조별리그 통과’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전반 18분 염기훈이 전방으로 날카롭게 넣어준 침투패스를 박기동이 상대 골키퍼 정성룡과 맞은 1대1 상황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대 바깥으로 아웃되면서 땅을 쳤다.

이후 조금씩 밀리던 수원은 후반 3분 일격을 당하고 미끄러졌다. 가와사키는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37세 노장 나카무라 겐코가 찼고, 수원 선수들 뒤쪽에 웅크리고 있던 수비수 다쓰키 나라가 머리로 받아넣어 홈팀 골망을 출렁였다. 16강 진출을 위해 한 골이 반드시 필요했던 수원은 다미르와 서정진 등 개인기 좋은 선수들을 미드필드에 넣어 사력을 다했으나 상대의 강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페널티킥이 될 법한 가와사키의 위협적인 장면들이 그래도 넘어가는 등 판정 운도 따르지 않았다. 종료 직전엔 다미르의 크로스를 구자룡이 골문 바로 앞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슛했으나 2015년까지 수원에서 뛴 정성룡이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선방으로 끝내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울산(승점 4·E조 3위)과 서울(승점 3·F조 3위)의 16강행 확률이 극히 낮은 가운데 수원까지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올해 K리그 구단들의 ACL 부진 이유는, 전북이 ACL에 나서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도 있지만 4팀의 홈 경기 성적이 상당히 나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까지 수원과 제주 울산 서울이 총 9차례 조별리그 홈 경기를 벌였는데 2승3무4패로 승률이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친다. 국내 정규리그 경기 수가 한국은 38경기, 일본은 34경기, 중국은 30경기여서 K리그 구단들의 일정이 많은 것을 꼽는 축구인들도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16강행을 결정짓고 싶었는데 불발되어 아쉬운 점은 있다. 경기 스케줄이 너무 많아 선수들의 체력 소진을 걱정했는데 그런 우려가 (경기장에서)나온 것 같다. 광저우 원정 잘 준비해서 16강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도루 오니키 가와사키 감독은 “오늘 이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게 집중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낸 경기였다. 점유율을 앞서면서 수원 선수들의 체력을 떨어트렸다”고 승인을 전했다.

그나마 제주가 중국의 장쑤를 적지에서 눌러 체면을 살렸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같은 날 장쑤 쑤닝(중국) 원정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며 16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같은 날 중국 장쑤 난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5차전 장쑤와 경기에서 하미레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마그노와 이창민의 연속골로 2-1 승리했다. 2승1무2패(승점 7)를 기록한 제주는 감바 오사카(일본·승점 5)와 3-3으로 비긴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승점 6)를 제치고 조 2위로 올라섰다. 내달 9일 감바와 홈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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