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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레알 마드리드 ‘축구 성지’를 침묵시킨 메시의 500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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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24일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원정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바르셀로나 팬들 앞에서 자신의 유니폼 등 번호를 보이고 있다. 메시는 이날 두 골을 넣어 바르셀로나 입단 후 통산 500호골 돌파 기록을 세웠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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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500호 골이, 여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그것도 92분에 터졌다.”

루이스 엔리케(47) FC바르셀로나 감독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외쳤다. 리오넬 메시(30ㆍ바르셀로나)가 자신이 왜 ‘신(神)계의 축구 선수’라 불리는 지 증명했다.

그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2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33분 동점골에 이어 이날 두 골을 작렬했다.

메시는 이로써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공식 대회에서 통산 500골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는 프리메라리가 343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94골, 코파 델 레이(국왕 컵) 43골, 스페인 슈퍼컵 12골,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5골, 유로피언 슈퍼컵 3골을 기록 중이다. 2004년 10월 에스파뇰전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13년 만에 577경기를 뛰며 대기록을 세웠다. 경기 당 0.86골이다. 메시는 결승골을 넣은 뒤 바르셀로나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홀로 관중석 앞에서 유니폼을 벗어 자신의 등 번호(10번)를 가리키며 환호했다. 마치 ‘내가 메시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평소 그답지 않은 세리머니였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성지’라 불리는 베르나베우는 끝없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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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마르셀로의 팔꿈치에 맞아 피가 흐르자 거즈를 물고 뛰는 메시의 모습. 마드리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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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전반 19분 레알 마드리드 마르셀로(29)의 팔꿈치에 맞아 입 안이 터졌다. 피가 멈추지 않자 거즈를 물고 뛰면서도 전반 33분 이반 라키티치(29)의 패스를 받아 벼락같은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28분 라키티치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2분에는 레알 마드리드 세르히오 라모스(31)가 메시에게 거친 태클을 해, 퇴장 당했다. 흐름이 바르셀로나로 넘어오나 싶었지만 후반 40분 레알 마드리드 하메스 로드리게스(27)가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메시는 전광판 시계가 멈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조르디 알바(28)의 왼쪽 땅볼 크로스를 받아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승리로 23승6무4패(승점 75)를 마크하며 레알 마드리드(23승6무3패)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아직 1경기를 덜 치러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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