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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佛 정치 리스크 축소…ECB 출구전략 일정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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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정책회의, 선제안내 변경 논의할 가능성"

뉴스1

중도의 엠마뉘엘 마크롱과 극우의 마린 르펜©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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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정상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1차 투표)가 시장에서 우려했던 극우와 극좌 후보간의 대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 유력시되면서 정치 리스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ECB가 당장 오는 27일 정책 회의에서 금리 혹은 채권매입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당한 애널리스트들이 지난주 설문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르면 6월 긴축을 향해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이달 18~20일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번 ECB 회의에서 문구 변화를 예상한 애널리스트들은 응답자 47명 가운데 8명이었다. 지난 설문에 비해 포워드 가이던스의 수정 예상 시기보다 6개월 빨라졌다.

또 이번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의 예상 기간을 단축했고 금리인상 전망도 앞당겼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테이퍼링 평균 기간은 이전 설문 7개월에서 6개월로 줄었다. 정책금리(-0.4%)의 첫 인상 시기는 2018년 3분기로 예상됐다. 이전 설문에서는 2018년 4분기로 제시됐다.

양적완화 축소가 올해 9월 발표될 것을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60%가 넘었다. 내년 1분기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본 경우는 93%에 달해 지난 설문의 88%보다 많아졌다. 애널리스트의 과반은 ECB가 테이퍼링 계획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대신 월간 축소폭을 그 때마다 공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가 이번 회의에서 하방 리스크보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리스크를 논의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 1/3은 예상했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ECB의 양적완화 중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잠재적 걸림돌인 프랑스 대선 우려가 있었다. 이제 1차 대선 결과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극우와 극좌의 대결이 무산되면서 ECB의 긴축을 향한 여정이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유로존 경제의 회복이 계속해서 강해지면서 드라기 총재에게 최소한의 출구 전략 힌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앨런 맥퀘이드 메리온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큰 충격이 없다면 ECB가 통화부양이라는 펀치볼을 치우기 시작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다만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대선 이후 일단 포워드 가이던스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9월 독일 총선 이후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나서 채권매입의 축소를 이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정책회의는 ECB가 처음으로 공식적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3월 9일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출구 전략에 대해 의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4월 6일 연설에서는 유로존 경제가 "인플레이션 전망 평가를 실제적으로 바꿀 만한" 근거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 결선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 1차 투표 결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와 중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2차 결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2차 결선에서 마크롱 후보가 르펜을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테러가 잇따르면서 마크롱의 압승을 확언하기는 힘들다.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 참석한 ECB 정책위원들은 시장에서 일어날 만일의 급등락에 대비한 유동성을 준비해뒀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스파카세 수에드홀스타인(Sparkasse Suedholstein)의 크리스토퍼 마티에스 이코노미스트는 "르펜 승리에 따른 심각한 하방리스크 현실화를 배제할 수 없다"며 "ECB가 다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성명서의 어떠한 문구나 정책 조치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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