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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나는 돌싱남에 금수저” 약점 공개한 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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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에세이집 출간
한국일보

남경필 경기지사가 21일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스노우폭스북스)'를 냈다. 이 책에서 남 지사는 25년 간 함께 산 부인과 이혼한 사연, 군대 내 폭력으로 비난을 받았던 큰 아들 얘기 등 자신의 아픈 과거사를 고백했다. 남경필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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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남(이혼남), 아들의 군대폭력, 금수저….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에겐 하나만 있어도 큰 허물이 될 수 있는 소재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보유한 게 남경필 경기지사다. 남 지사가 21일 발간한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에서 자신의 흠결을 다 드러냈다. 약점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상대에게 공격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남 지사는 이날 “그간은 정치인들이 포장하기 바빴지만 이제는 아픔도 드러내는 데 주저해선 안 된다”며 “거기서 국민과 공감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책은 시작부터 파격이다. “25년 동안 함께 살던 애들 엄마와 헤어졌다”는 고백이 첫머리다. 사실 그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 이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이유를 두고 갖은 소문이 돌았다. 남 지사는 책에서 2006년부터 아내에게서 갈라서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 때문에 당시 지사직 최초 도전을 포기한 사연, 이명박 정부 때 자신은 물론 사업을 하던 부인까지 사찰을 당해 부인이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사실을 털어놨다. 한계는 2014년 지방선거였다. “도지사 부인 노릇까지는 못하겠다. 이제 내 이름으로 살고 싶다”는 아내의 선언에 그는 ‘당선되면 이혼, 떨어지면 함께 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말은 우리가 아는 대로다. 남 지사는 “재혼에 벽을 쳐두고 있지는 않다”면서 “인간 남경필을 좋아하는 독신 여성이라면 언제든 내 전화번호를 물어도 좋다”는 너스레를 덧붙였다.

이혼에 이어 터진 장남의 군대 내 폭력 사건은 이혼보다도 더한 치부였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군사법원의 선고에도 세간에선 “남경필 아들이라 봐준 것”이라는 비난이 터졌다. 남 지사는 “정치인 남경필의 아들이라 사회적 비난을 만 배쯤 더 받았고 이 과정에서 내가 도와준 건 없어 미안했는데, 아들은 오히려 내게 미안해했다”고 말했다. 제대 뒤 대학을 자퇴하고 모로코, 아랍에미리트 등에 봉사활동을 떠난 아들에게 짬을 내어 찾아가 함께 배낭여행을 하며 서로를 다독인 시간도 책에 기술했다.

국회의원 5선에 경기지사를 하는 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는 ‘오렌지’, ‘금수저’란 비아냥에도 입을 열었다. 경남여객과 경인일보 사주였던 부친 남평우 의원의 사망으로 1998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불과 33세에 당선된 이력 때문에 붙은 말들이다. 남 지사는 “금수저란 수식어를 부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가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은 금수저로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는 금수저 정책에 있다”며 대선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남 지사는 22일 오후 2시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캠프 총괄본부장인 정두언 전 의원의 사회로 북콘서트를 연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한국일보

두 아들이 어렸을 적 남경필 경기지사와 즐거운 한 때. 남경필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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