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안동 ‘훈민정음 해례본’ 복원 목판 첫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교문화보존회, 복각 작업 거쳐 목판 인출본 2권 완성

시립민속박물관에서 특별전…‘원이엄마 편지’ 등 전시

경향신문

(사)유교문화보존회와 안동시가 최근 복각에 성공한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왼쪽)과 인쇄본. (사)유교문화보존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이 경북 안동에서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이 보관하고 있는 책자 형태로만 전해져 왔다.

(사)유교문화보존회와 안동시는 복각 작업을 거쳐 최근 완성한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을 포함, 한글 문화의 전통을 살필 수 있는 여러 유물들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전시회는 ‘안동, 한글을 간직하다’라는 주제로 24일부터 한 달간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해례본 목판은 간송미술관이 보관 중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참고해 8개월여의 복각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유교문화보존회는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인 지난해 5월부터 30여명의 전문가가 책자 형태(인출)의 해례본을 다각도로 조사해 원본 목판 형태를 확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부터 ‘각수’(刻手·목판에 직접 칼을 대고 글자를 새기는 장인) 4명이 본격적으로 복각 작업에 들어가 올 1월 중순까지 목판과 인출본 각각 2권을 완성했다. 이 중 처음 완성된 목판을 통해 찍어낸 책자만 지난해 10월9일 경기 여주 세종대왕릉에서 선보였으며, 지금은 청와대에 보관돼 있다.

천명희 유교문화보존회 연구원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목판은 물론 책자와 병풍 형태도 공개하게 된다”며 “앞으로 복각을 거쳐 완성된 목판을 통해 33부를 찍어 규장각 등 연구기관에 보낼 예정이다. 이후에는 훼손을 막기 위해 목판을 보존한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지난해 발굴돼 현존 7권의 ‘망명지 내방가사’ 중 가장 오래전에 쓰인 것으로 확인(1911년)된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도 처음 공개된다. 상하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부인 김우락 여사 작품으로, 독립에 대한 염원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원이엄마 편지’로 알려진 ‘이응태묘출토언간(李應台墓出土諺簡)’, 임진왜란 중 가족과 부인에 대한 염려를 담은 ‘학봉김성일언간(鶴峯金誠一諺簡)’, 한글 보급과 확산에 영향을 준 ‘이륜행실도’(보물 905호), 학봉 종가 후손인 김종수가 출가하는 딸에게 직접 쓴 책(계녀서)인 ‘여자초학’(보물 905호) 등도 공개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후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