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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미세먼지 마신 당신, 떠나라… 중국 '폐 세척 여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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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공기 찾아 中남부·해외로… 한국 제주·태국 푸껫 등 인기

아이슬란드·남극 상품도 나와

연초부터 극심한 스모그가 중국을 덮치면서 맑은 공기를 찾아 떠나는 '폐(肺) 정화 관광'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携程)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스모그 탈출 여행 순위'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폐 정화', '스모그 탈출', '숲' 등의 키워드 검색량이 이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스모그 탈출은 올겨울 중국 여행업계의 최대 화두"라며 "여행사들이 깨끗한 공기를 접할 수 있는 여행지로 몰디브·세이셸군도 등과 같은 인도양 섬나라뿐 아니라 북극에 가까운 아이슬란드, 남극으로 가는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지난달 19일 스모그로 뒤덮인 중국 베이징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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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국인들이 많이 예약한 해외 관광지로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태국 푸껫, 인도네시아 발리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중국 국내에서는 싼야(三亞)·샤먼(廈門)·구이린(桂林) 등이 인기다. 남부 지역이라 겨울에도 따뜻하고, 물과 공기가 모두 깨끗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이런 탈출 여행조차 쉽지 않다는 푸념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스모그에서 벗어나려고 싼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지만 스모그로 베이징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다"며 "스모그에 갇혔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적었다.

반면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는 베이징의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베이징 관광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1월 2일까지 베이징을 찾은 관광객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184만명에 그쳤다. 중국 수도권의 62개 도시는 새해 첫날부터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되는 등 초미세 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마스크·공기정화기뿐 아니라 마시면 폐를 청소해준다는 '스모그 방지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말린 꽃잎이나 뿌리 등으로 만든 것인데, 실제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칭취안(劉淸泉) 베이징중의병원 원장은 최근 관영 CCTV에 출연해 "스모그가 폐 안에 정지해 있느냐"며 "대부분의 스모그 방지차는 장기 복용하면 면역 등 신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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